정동영 대표 "세종역 포함된
KTX 단거리 노선 신설하자"
이용호·주승용 이어 의견 피력
실현땐 오송은 간이역 전락 우려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호남 정치권에서 'KTX 세종역' 신설의 찬성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KTX 호남선에서 세종역을 신설하고, 천안역과 직선으로 연결해 시간과 거리를 단축하자는 구상이다.

이럴 경우 오송역은 호남선 분기역이 아닌 간이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평화당 대표인 정동영 의원(전주 병)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호남선 KTX와 관련해 세종역이 포함된 단거리 노선을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정 대표는 이날 "세종청사 공무원들의 교통비와 출장비만도 연간 200억원이 투입되고 세종시가 사실상 행정수도 역할을 하면서 도시가 확장되고 인구도 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오송역에서 내려 20분 넘게 더 이동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신규 고속철도(수원발·인천발KTX, 남부내륙고속철도) 개통 노선에 대비하고 전라선 등 고속철도 수혜지역 확대를 위해서는 현재 선로 용량이 포화상태인 평택∼천안∼세종 간 복복선을 국가예산으로 신설하는 것이 매우 타당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특히 "평택∼천안∼세종 단거리 노선이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인)평택∼오송 복복선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는 국토교통부가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기획재정부에 신청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9월부터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인 평택∼오송 복복선 사업을 취소하고, 대신 천안∼세종 구간을 신설하자는 주장이다.

지도상 천안∼세종간 직선거리는 38㎞로, 실제 건설할 경우 역간 최소 거리인 40㎞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에 앞서 무소속 이용호 의원(남원·임실·순창)과 국회 부의장인 바른미래당 주승용 의원(여수)의 주장도 비슷한 내용이다.

이처럼 호남 정치권에서 세종역 신설과 천안역∼세종역 노선 건설 의견이 계속 이어지고, 다른 의원들도 동조에 나서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춘희 세종시장의 세종역 신설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세종역 신설 조건으로 "지자체와 협의가 완료 됐을 때 세종역 신설을 검토해야 한다"고 한 발언을 두고 충북이 계속 반대할 경우 '지역 이기주의'로 내몰릴 수 있다.

지난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충북도 국정감사에서도 충북의 세종역 반대가 '지역 이기주의'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역 관계자는 "충북이 왜 세종역을 반대하는지 당위성과 명분을 명확히 정립해 대외적으로 설득해나가야 한다"며 "이제는 물러설 수도 없는 절박한 상황으로 충북의 민·관·정이 똘똘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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