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제천 화재 참사 희생 여고생에 입학 선물

[제천=충청일보 박장규기자] 꿈에 그리던 대학에 장학생으로 합격했지만 캠퍼스도 한 번 밟지 못한 채 충북 제천 화재참사로 숨진 고(故) 김다애 양(18)에게 대학 측이 학교 배지를 전하기로 했다.

숙명여대는 화공생명공학부에 합격한 김양을 기리기 위해 내달 5일 제천여고 교무실에서 유가족에게 학교 배지와 숙대 로고가 새겨진 후드티를 전달한다고 17일 밝혔다.

숙대 관계자는 "김양이 변을 당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입학했다면 엄연히 우리 학교의 가족"이라며 "불의의 사고를 당한 김양의 유족을 위로하기 위해 입학생들에게 주는 배지와 옷을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식 입학이 이뤄진 건 아니지만 생전에 그토록 원하던 대학에 합격하고도 다니지 못하게 된 김양의 넋을 기리고 유족을 위로하려는 취지다. 배지와 기념 티는 모교인 제천여고 교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형진 숙대 대외협력처장이 유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 처장은 지난달 23일 제천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족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입학 기념품이 유족들에게 전해지는 시점은 제천여고 졸업식(2월7일) 이틀 전이다. 유족은 "재학생들이 다애를 잃은 슬픔에 잠겨있는데 졸업식장에서 기념품을 받으면 울음바다가 될 것 같아 앞당겨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제천여고에 재학 중이던 김양은 수시 인재 전형을 통해 일찌감치 숙대 합격을 확정짓고, 합격증까지 받은 상태였다. 김양은 전교 1∼2등을 다투던 수재로, 숙대 측은 수업료 면제 장학금을 주기로 했었다. 합격 통지서를 받고 대학 캠퍼스의 낭만을 그리던 김양의 꿈은 불의의 화재로 산산조각이 났다.

참사 당일 김양은 스포츠센터에 운동하러 갔다가 변을 당해 9층에서 발견됐다.

"앞이 안 보인다. 문도 안 열린다"고 고통스러워하며 유족에게 걸었던 통화가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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