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조신희 기자] 청불영화 중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 기록을 세운 영화 ‘아수라’. 이는 배우들의 열연 덕에 가능했다. 무엇보다 주연배우인 정우성, 황정민을 뒷받침해준 조연들의 활약도 만만치 않다. 관객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긴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김원해의 활약이 빛난 순간이다.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아수라’는 지옥 같은 세상에서 오직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나쁜 놈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비리 형사 한도경(정우성 분)은 이권과 성공을 위해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안남시 시장 박성배(황정민 분)의 뒷일을 처리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다. 

이들과 똑같이 악으로 대립하는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한도경의 약점을 쥐고 박성배를 소탕하려는 독종 검사 김차인(곽도원 분), 그의 검찰수사관 도창학(정만식 분) 역시 정의의 편이 아닌, 악보다 더 지독한 행동으로 한도경의 목을 조인다. 

주지훈은 한도경의 형제 같은 후배 문선모 역을 맡아 서서히 악에 물들어가는 모습을 그렸다. 우연히 한도경과 박성배의 관계를 알게 되고, 자신의 뜻이 아닌 한도경의 의지로 자꾸 박성배 밑에서 일을 하게 된다. 그는 극에 유일하게 온기를 불어넣는 인물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한도경과 날카롭게 대립하게 된다. 주지훈의 연기는 다른 선배 배우 사이에서 순수함과 비열함을 오가며 전혀 밀리지 않는 기운을 내뿜는다. 

‘전문직 전문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은 곽도원은 ‘아수라’에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입증했다. 그는 정의의 이름으로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악인을 만들어냈다. 곽도원의 연기가 특별한 것은 다른 악인들과는 달리, 한 인간의 욕망, 본능,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정만식은 김차인 밑에서 검찰 수사관을 맡은 도창학을 맡았다. 그의 비주얼과 무게감 있는 연기는 한도경의 깊은 수렁에 빠진 절망감을 관객들이 느낄 수 있도록 만든다. 악 조차도 정의를 위한 한 수반임을 가진 그의 신념이 다른 캐릭터들과 마찬가지로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김원해는 ‘아수라’의 일등공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대기로 열연한 그는 뚜렷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특히 김성수 감독은 “추천으로 캐스팅하게 됐는데, 편집하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연기가 좋았다”고 그의 연기를 극찬을 하기도. 

다양한 인간군상을 그려내며 ‘수컷들의 생존을 위한 지옥 탐험기’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아수라’는 지난 28일 전국 극장을 통해 개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