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 충주주재 부장

 

[이현 충주주재 부장] 26~27일 본후보 등록이 이뤄지면서 21대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투표율이 낮아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동물국회와 식물국회를 넘어 최악의 국회로 평가받는 20대 국회가 정치 혐오를 부추기고, 공포가 돼버린 코로나19 사태가 투표장으로 가는 발목을 잡을 것이란 예상이다.

20대 국회는 그간 선거법 개정과 검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 설치, 유치원 3법 등 사안마다 여야와 진영으로 나눠 맞서며, 난장판 국회를 만들었다.

대결과 반목이 앞섰기에 발의된 법안 2만3955건 가운데 7752건만 처리하며 법안처리율 32%에 그쳐, 입법기관의 근본적 책무를 다하지 못한 ‘일 안 하는 국회’의 오명을 남겼다.

막판엔 선거법 개정마저 꼼수와 꼼수가 대결하는 밥그릇 싸움으로 전락해 개정의 취지와 목표는 오간 데 없고, 의석 수 계산기 두드리는 소리만 요란하다.

그 와중에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의 충격과 여파가 뉴스를 지배하면서, 우리의 뇌는 공포로 가득차 선거에 할애할 여유공간이 남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4ㆍ15총선 투표율이 낮아질 거란 전망이 우세한 것은 당연하기까지 하다.

언제 어디서 감염될 지 모르는 판국에 무작정 대의민주주의 실현과 유권자 권리행사를 위해 투표소로 가라는 말은 건네기 어렵다.

20대 국회를 되돌아보면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고, 축제여야 한다는 말을 꺼내기도 민망할 지경이다.

민망하지만, 그러나 ‘미워도 다시 한 번’이다.

미워도 다시 찍으라는 얘기가 아니고, 밉다고 외면하면 4년 더 미운 일을 겪어야 하니, 미우면 미워서라도 다시 한 번 고개를 돌려 쳐다보자는 얘기다.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경제 침체가 현실로 닥쳐 올 때, 내가 뽑지도 않은 의원이 어떻게 대처하든 박수도 비난도 보낼 수 없는 일 아닌가.

18대 총선 때 46.1%(충북 49.3%)였던 투표율은 19대 54.2%(〃 54.6%)에 이어 20대 58.0%(〃 57.3%)로 대선이나 지방선거처럼 꾸준히 상향곡선을 그려왔다.

매번 최악의 국회를 경신하고 있지만, 외면보다 관심을 유권자들이 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선관위는 이번에 각 투표소 사전 소독, 투표일 수시 소독, 마스크 쓰고 입장, 발열 체크, 손소독제 사용 후 위생장갑 착용 등 안전한 투표를 준비하고 있다.

4월 15일 다시 유권자의 시간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