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충북도의 예산이 사상 처음 5조원을 넘어섰다. 예산을 늘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허투루 쓰지 않는 것이다. 도 예산은 도민들의 '혈세'임을 잊지 말고 단 1원이라도 엉뚱한 곳에 사용해선 안 된다.

 충북도는 지난 13일 내년도 당초 예산안으로 5조1072억원을 편성해 충북도의회에 제출했다.

 2019년 당초예산 4조5789억원보다 5283억원(11.5%) 증가한 것이다.
 

 일반회계는 4조5286억원으로 올해 4조479억원보다 4807억원(11.9%) 증가했다. 특별회계는 2019년 5310억원보다 476억원(9%)늘어난 5786억원이다.

 이번에 편성한 예산은 바이오헬스 후속대책,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기반 구축, 투자유치 환경 조성, 도민 안전 대책, 서민복지 증진, 중소기업 경쟁력 확보 등에 중점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분야별로는 서민생활 안정 등 복지가 2조292억원으로 가장 많다. 일반 공공행정 4871억원, 유기농 특화도 육성 및 농림·해양수산 4730억원, 예비비 및 기타 3921억원, 안심사회 충북 기반 확충 3851억원 등의 순이다.

 예산 규모의 증가는 신성장산업 육성과 서민복지 증진이라는 측면에서 시의적절하다.

 미래 먹거리를 위해 새로운 산업의 기반을 미리 마련하고 어려운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자금이다.

 어려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큰 폭의 예산 증가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면 예산 증가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역대 최대 예산인만큼 어느 때보다 쓰임새가 중요하다.

 이우종 도 기획관리실장도 "커지는 예산 규모만큼 도민이 필요로 하는 분야에 예산이 골고루 배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진정한 지방자치는 예산 집행 능력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자체의 곳간은 차고 넘치는 때가 없다. 항상 부족하다. 때문에 허투루 쓰지 않고 더욱 적재적소에 사용해야 한다.

 또 도의 예산은 '혈세'다. 적절한 예산 편성 못지않게 효율적 운용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충북도의회도 이번에 편성한 예산을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다.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된 예산안 전반과 사업별 타당성을 철저히 따져 봐야 한다. 집행부가 의욕이 앞서 부실하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없는지, 사업효과를 지나치게 부풀려 예산을 편성한 사업은 없는지 철저히 심의해야 한다.

 집행부는 도의회의 지적을 겸허하게 수용해 더욱 탄탄한 예산안으로 확정하기 바란다.

 도의회는 예산을 심의한 후에는 제대로 집행되는지 눈 크게 뜨고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오랜 경기 침체로 도민들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이번 예산 증액에는 재정 투입으로 지역경기를 활성화하고 서민생계를 보호한다는 이유도 포함돼 있을 것이다.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을 세운만큼 이를 밑거름 삼아 충북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도록 충북도와 도의회가 마지막까지 심사숙고해 도와 도민들에게 더 좋은 방향으로 예산안이 확정되길 바란다.

 도민의 '혈세'는 단 1원도 허투루 낭비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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