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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나 졸리의 가슴

기사승인 2019.10.16  11: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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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우천 입시학원장

   
 

[목요사색] 정우천 입시학원장

얼마 전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내한해 삼청동의 식당, 백화점 등을 누비며 한국 나들이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됐었다. 그녀는 캄보디아에서 입양했던 아들 매덕스(Maddox)의 연세 대학교 입학 준비를 위해 내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늘 다양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화젯거리를 제공했던 그녀가 이번에는 아들이 살 아파트를 계약하는 등 학부모가 된 색다른 모습으로 화제가 되었다.

  그녀의 삶을 돌아보면 요란하기 짝이 없다. 브래드 피트와의 결혼으로 '브란젤리나'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세기의 커플이라 플래시를 받더니, 화려했던 결혼 만큼이나 요란스럽게 이혼해 버린 게 겨우 몇 년 전의 일이다. 작년엔 친자식을 제치고 입양한 자식 매덕스에게 전 재산을 상속한다고 해 또 한 번 화제에 올랐던 적도 있다. 늘 이런저런 화제의 중심에 있는 그녀지만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게 그녀의 유방절제 수술이다. 어머니와 이모를 유방암으로 잃었던 그녀 또한 브라카1(BRCA1)이라는 유전자 변이가 있었는데 유방절제술로 유방암의 발병확률을 87%에서 5%로 낮추었다고 한다. 그녀의 과감한 결정과 일반인의 통념에 거스르는 듯한 행동은 특별해 보인다. 인간의 본능과 기본욕구의 지배에 반기를 드는 듯한 그녀의 행동이 신선했기 때문이다.

  특별한 그녀의 결정 중 하나는, 자신의 스타성에 육감적인 몸매의 매력도 꽤 큰 부분을 차지했을 텐데도 과감히 가슴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것은 그녀의 정체성 중 상당 부분을 포기한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호랑이의 가죽이나 담비의 윤기 나는 모피가 사냥꾼의 표적이 된다고 호랑이가 호피를 포기하거나 담비가 모피를 포기한다면 이는 그 종으로서의 존재감 자체를 잃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빛나게도 해주지만, 자신의 약점일 수도 있는 특징을 과감히 포기함으로써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자신을 지키는 용기를 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다른 하나는 생물학적인 친자에게 재산을 상속하지 않고 입양아에게 재산을 상속하겠다는 그녀의 결정이다. 스스로에게는 엄격하다가도 자식 문제에는 판단력을 잃고 왕왕 망신을 자초하는 경우가 대부분 부모의 흔한 모습이다. 종속보존이라는 거부하기 힘든 유전자의 본능적 사슬을 떨쳐버리고 자신을 독립적 유기체로 판단하고 결정했다는 사실이 흔치 않아 보인다. 물론 위의 두 결정이 잘한 결정이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유전적 특성과 본능이 이끄는 욕구를 벗어나 자신만을 직시하며 독자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인다.

 인간에게 가족이란 것은 어쩌면 안젤리나 졸리의 가슴과 같다. 그것 때문에 돋보이기도 하고 기쁨도 주지만 그것이 없으면 받지 않을 고통도 결국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인간의 삶에 주어지는 대다수 기쁨과 희열은 가족에게서 오지만, 인간이 누리는 대다수의 고통 또한 가족으로부터 비롯되는 것 같다. 그래서 기쁨과 고통은 하나의 몸에 붙어 있는 두 얼굴이다.

충청일보 webmaster@ccdail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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