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최선 다해" 입장문
文 정부 비롯한 與 지지 하락
가족 수사 등 배경 작용한 듯
대통령 사표 수리로 임기 종료

▲ 연합뉴스

[서울=충청일보 이득수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전격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조 장관을 둘러싼 의혹이 문재인 정부를 비롯한 여권 전체의 급격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점차 국정 운영의 부담을 가중하면서 이제는 더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 전격 사퇴의 주된 배경으로 보인다.

여기에 조 장관 및 가족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법무부 기자실에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제목의 사퇴 입장문을 전달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지난 달 9일 취임한 지 35일 만이다.

조 장관은 입장문에서 "저는 오늘 법무부 장관직을 내려놓습니다"라며 "검찰 개혁을 위해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부장관으로서 지난 2년 반 전력질주 해왔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나 생각지도 못 한 일이 벌어졌다. 이유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러웠다. 특히 상처 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적었다.

그는 "가족 수사로 인해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했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 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 하루를 감당했다"며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조 장관은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 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

저는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한다. 저보다 더 다치고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더 이상 알아서 각자 견디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온갖 저항에도 불구하고 검찰 개혁이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국민들 덕분이다. 국민들께서는 저를 내려놓으시고, 대통령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절히 소망한다"고 당부했다.

조 장관의 사의 표명은 이날 오전 11시 정부과천청사에서 특수부 축소 및 명칭 변경을 비롯한 검찰 개혁 방안을 브리핑한 지 2시간여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사의 표명 계획을 알렸다.

법무부 핵심 간부들도 이날 오전 브리핑 이후 조 장관의 이같은 계획을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사의를 발표한 직후 장관 집무실에서 간부들과 만나 소회를 나눴다.

오후 3시 30분쯤 이후 별다른 추가 입장 표명 없이 법무부 청사 앞에서 직원들과 간단한 환송 행사를 하고 귀가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조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문 대통령이 오늘 오후 5시 38분 조 장관의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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