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17.5%·영동 22.3%
안정 직장·경제 등 이유

충북 옥천군과 영동군의 부부 공무원이 해마다 증가해 인사철마다 분리배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동군에 따르면 본청과 사업소, 읍·면사무소 공무원 644명 중 부부 공무원이 2017년 68쌍, 지난해 70쌍, 올해 72쌍 144명으로 22.3%에 달한다.

여기에 부모·형제·자매를 포함해 친인척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더 늘어난다.

옥천군도 상황은 비슷하다.

부부 공무원이 2017년 55쌍, 지난해 56쌍, 올해 59쌍 118명으로 전체 공무원 674명의 17.5%를 차지하고 있다.

여성의 공직 진출이 점차 증가하면서 부부 공무원도 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옥천군의 20대 여성 공무원(60명)은 같은 나이대의 남성 공무원(34명)에 비해 27.7% 많다.
30대에서는 53.1%(110명), 40대는 36%(70명)를 차지할 정도다.

영동군도 20대 여성 공무원(45명)은 같은 나이대의 남성 공무원(32명)보다 16.9% 많다.

부부 공무원이 매년 늘어나는 이유로는 경제적 측면과 안정적인 직장생활 등이 꼽힌다.

부부가 공무원이면 중소기업 사장이라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다.

부부가 30년 정도 근무하면 연봉이 1억2000만~1억4000만원에 달한다.

퇴직하더라도 부부의 연금 액수는 500만∼600만원 정도로 노후대책까지 확실한 점도 조직 내 결혼 건수를 늘리는 이유가 되고 있다.

업무가 많아져 자유연애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자연스럽게 조직 내부로 눈을 돌리고 있고, 결혼 적령기에 도달하면 동료나 상사가 서로를 추천해 짝을 찾아주려는 분위기도 공무원 부부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안정된 보수, 사기업에 비해 자유로운 연차 사용, 보장된 육아휴직과 공무원 연금 등 다양한 이점에 공무원들도 ‘끼리끼리’ 결혼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부부 공무원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직원 간 인사 등에 이들을 배려해야 하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옥천군과 영동군은 한 부서에서 부부가 함께 근무할 경우 직원들이 불편해하고, 업무효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각자 다른 부서 배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인사철만 되면 인사부서에서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양 지자체 관계자는 “부부와 친인척 등을 분리 배치하는 것이 쉬운 작업은 아니다”면서 “청내 젊은 미혼 직원이 상당수 근무하는 만큼 부부 공무원 숫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옥천=이능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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