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장기 과제'로 미뤄
"신공법 나오면 새로 추진"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KTX 호남고속철도와 충북선고속화 철도를 잇는 오송연결선이 안전상의 문제로 대안을 찾지 못하면서 전남 목포에서 강원 강릉까지 열차 운행시간을 지금보다 2시간 앞당기겠다는 게 충북도 구상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계획에 포함된 청주 오송 연결선 설치에 사활을 걸던 충북도는 이 사업을 '장기 과제'로 미룬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고속화 취지에 부합하려면 이 연결선 설치가 필수라는 게 도의 입장이었으나 안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한 발짝 물러선 것이다.

도에 따르면 환승 시간을 빼고도 5시간 30분이나 걸리는 전남 목포∼강원 강릉 구간을 3시간 30분으로 단축하는 게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의 취지다.
목포에서 전북 익산까지 호남고속철도로 이동한 열차가 오송역을 앞두고 연결선으로 갈아탄 뒤 충북선에 진입하는 게 도의 구상이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오송 연결선 설치를 제외한 채 사업계획을 기획재정부로 넘겼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를 토대로 적정성 검토를 하고 있다.
내년도 국비 예산에도 오송연결선 사업은 제외된 상태다.
국토부가 내놓은 계획은 익산까지 고속철도로 운행한 열차가 호남 일반철도로 갈아탄 뒤 논산, 서대전, 신탄진, 조치원을 거쳐 오송역으로 이동하는 노선이다.

이렇게 되면 목포∼강릉 열차 운행시간은 애초 구상보다 47분 느린 4시간 17분이나 걸린다.
국토부가 이런 판단을 한데는 안전과 기술적인 문제가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호남고속철도 콘크리트 구간에서 오송 연결선으로 갈아타려면 선로를 바꿔주는 분기기를 설치해야 하는데 시공 사례는 물론 표준화된 공법도 없다.
콘크리트를 깬 뒤 공사를 하다가는 열차 사고가 날 수도 있고, 설령 공사가 끝나도 탈선 위험이 크다는 게 국토부 입장이다.

충북도는 분기기 설치 지점에 정거장 등을 설치, 운행 속도를 낮추거나 일시 정차한 후 다시 운행한다면 위험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도 주장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도는 '기술적으로 분기기 설치가 어렵다'는 국토부 입장을 수용, 오송 연결선 사업을 장기 과제로 분류했다.

앞서 이시종 지사는 지난 11일 서울 당산동 충북미래관에서 충북권 국회의원 초청 정책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오송연결선 시공이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다"면서도 "(향후 충북설철도 고속화 사업의) 공사기간이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기간 안에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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