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오후 11시 46분께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번지고 있다./연합뉴스

4일 강원 인제에 이어 고성에서도 산불이 나 강풍을 타고 속초 시내 방향으로 빠르게 번지면서 인명·재산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불과 1시간 만에 5㎞가량 떨어진 곳까지 번질 정도로 확산 속도가 빨라 인근 콘도 숙박객과 주민들은 3천100여 명이 안전지대로 긴급 대피했다.

정부는 5일 0시를 기해 중대본을 정부 세종 2청사에 설치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이번 산불로 50대 남성과 70대 여성 등 2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또 250㏊의 산림이 잿더미가 된 것으로 추산된다.

 

◇ 고성서 연기 속 2명 사망·11명 부상…인명·재산피해 속출

산림당국과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17분께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한 주유소 맞은편 도로변 변압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산으로 옮겨붙었다.

불이 나자 물탱크와 펌프차 등 장비 23대와 소방대원 등 78명을 투입해 초기 진화에 나섰으나 강풍 탓에 큰 불길을 잡는 데 실패했다.

강풍을 타고 속초 시내와 고성 해안가로 번진 이번 산불로 현재까지 2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치는 등 인명피해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이날 오후 8시 20분께 고성산불이 휩쓸고 간 고성군 토성면의 한 도로에서 A(58)씨가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했다.

이어 오후 10시 30분께 고성군 죽왕면 삼포 2리 마을회관 인근 부러진 반사경 옆에서 B(70·여)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산불 피해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또 산불로 민간인 11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속초 시내까지 번진 산불은 교동 인근 아파트단지까지 위협하고 있다.

밤사이 강풍을 타고 번지는 산불이 기세가 꺾이지 않아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소방당국은 오후 9시 44분을 기해서는 대응 수준을 2단계에서 최고 수준인 3단계로 끌어올렸다.

화재 대응 1단계는 국지적 사태, 2단계는 시·도 경계를 넘는 범위, 3단계는 전국적 수준의 사고일 때 발령한다.

 

◇ 주민 3천140명 대피…전쟁터 방불케 하는 '불바다'

산불이 확산하면서 주민 대피 인원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확산 저지선을 구축하기도 전에 불길이 삽시간에 번지면서 고성군과 속초시는 일대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고성군은 원암리·성천리·신평리 일대 주민들에 동광중학교 등으로 대피하라고 알렸다.

인접한 속초시도 바람꽃마을 끝자락 연립주택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데 이어 한화콘도와 장천마을 인근 주민들은 청소년수련관으로 대피하라고 재난문자를 보냈다.

영랑동과 속초고등학교 일대, 장사동 사진항 주민들에게까지 대피령을 내렸다.

이날 속초 장사동과 영랑동 주민 500여 명이 영랑초등학교에 대피 중이다.

또 교동 일대 주민은 교동초교와 설악중학교에, 이목리와 신흥리 일대 주민들은 온정초교에 각각 대피한 상태다.

현재까지 주민 대피 인원만 3천14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속초 강원진로교육원에 입소한 춘천의 봄내 중학교 학생과 교사 179명은 춘천으로 이동 중이다.

산림당국 관계자는 "인명 대피 규모와 피해 규모가 집계되지 않을 정도로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속초 25개 학교 휴업령…초속 35.6m '살인적 강풍'

강원도교육청은 고성·속초 산불의 급속 확산으로 막대한 피해가 속출함에 따라 오는 5일 속초지역의 모든 학교에 휴업령을 내렸다.

휴업 학교는 초등학교 12곳, 중학교 4곳, 특수학교 1곳, 공립 유치원 2곳, 사립유치원 3곳 등 모두 25개 학교다.

고성지역 18개 학교도 휴업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산불 확산으로 학교 시설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며 "추가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고성과 속초지역에는 성인이 똑바로 서 있기도 힘들 정도의 강풍이 불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11시 현재 고성과 속초지역에서 관측된 최대순간풍속은 미시령 초속 35.6m, 양양공항 초속 29.5m, 설악산 초속 28.7m, 속초 설악동 초속 25.8m, 강릉 연곡 초속 25.2m 등이다.

야간에는 헬기 투입도 어려워 번지는 불길을 번지는 상황을 지켜보며 저지선을 구축하고,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피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산림·소방당국은 진화에 주력하는 한편 인명·재산피해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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