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고양 난방공사 배관 파열 사고로 숨진 사망자는 배관 폭발 지점 근처를 지나며 증기를 보고 잠시 정차했다가 고온·고압의 물기둥에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5일 피해 차량의 블랙박스를 조사한 경찰에 따르면 숨진 손모(69)씨는 4일 오후 백석역 근처에서 결혼을 앞둔 딸, 예비사위와 식사를 마치고 오후 8시 30분께 차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

귀가하던 손씨의 차량은 백석역 인근 한 도로를 지나던 중 희뿌연 증기를 보고 멈춰 섰다. 그 순간 충격음이 발생했다.블랙박스에 담긴 동영상은 그 시점까지였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증기에 앞이 잘 안 보여 차를 세운 사이 배관이 터져 사방으로 치솟은 물줄기가 차량을 덮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충격은 차량 앞과 옆 유리 대부분을 깰 정도로 컸다.

피해 차량은 사고 발생 약 2시간 만에 발견됐다. 손씨는 전신에 화상을 입은 채 뒷좌석에서 숨져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배관이 터진 지점 근처에서 피해자 차량이 발견된 점, 앞유리가 깨진 점 등으로 추정할 때 순간적으로 치솟은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때 중화상을 입고 고립된 피해자가 뒷좌석으로 탈출하려다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며 "화상 외에 외상은 없지만,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4일 오후 8시 40분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인근 도로에서 한국지역 난방공사 고양지사 지하 배관이 파열되는 사고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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