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차 유엔총회의 하이라이트 무대로 각국 정상들이 대거 참석하는 일반토의(General Debate)가 25일(현지시간) 시작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해 북한 핵문제를 비롯한 지구촌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유엔총회 일반토의를 앞두고 각국 정상들이 속속 뉴욕 유엔본부에 도착하고 있다고 AP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일방주의의 대두 속에 이번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각국 정상급 인사들은 북한 핵문제에서 중동 분쟁, 지구 온난화 문제에 이르는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 대한 입장과 해법을 제시할 예정이다.

193개 유엔 회원국 대표를 포함해 옵서버 자격으로 교황청, 팔레스타인, 유럽연합(EU) 대표 등이 참석하게 되는데 올해 일반토의에는 133개국 정상급 인사의 참석이 예정돼 있다. 이는 지난해 유엔총회에 참석한 114개국 정상보다 늘어난 숫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참석 정상이 대폭 늘어난 것에 대해 "유엔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웅변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세계 정세의 혼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총회 주간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민주화 영웅인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로 막을 올린다. 유엔본부 안에 만델라 동상이 제막되고 2019∼2028년을 '넬슨 만델라 평화의 10년'으로 선포하는 행사도 진행된다.

유엔총회 일반토의는 각국 정상이나 외교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이 대표로 참석해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를 기조연설을 통해 내놓는 자리다.

구테흐스 총장의 현 세계 상황 보고를 시작으로 관례에 따라 브라질 대표가 25일 첫 번째 연사로 나서고, 유엔본부 소재국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로 연설한다.

제10차 유엔총회 때 어느 나라도 첫 번째 발언을 원하지 않은 상황에서 브라질이 지원한 것을 계기로 이후 브라질이 첫 번째로 발언하는 게 관행으로 굳어졌다. 국가원수(대통령 또는 국왕), 정부 수반(총리), 부통령·부총리·왕세자, 외교부 장관 등의 순으로 연설 순서가 배정된다.

지난 18∼20일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문 대통령도 26일 일반토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29일 연설할 예정이다. 지난 6월 북미 첫 정상회담 이후 밀고당기기 협상 국면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양측 모두 '절제'된 모습 속에서 상대의 양보를 압박하는 장으로 활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멋진 편지'를 받았다며 북한에 유화적 태도를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연설에서 북한에 대해 '완전 파괴' 등 초강경 발언을 쏟아내 북미 간 긴장이 극도로 고조됐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회 연설에서 미국 우선주의의 기조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파리 기후협정 등에 대한 미국의 반대 입장을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총회 연설에서 미국의 주권 보호에 대해 말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총회 참석이 예정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다자주의 체제를 옹호하는 연설로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울 가능성이 있다.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 역시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를 비판하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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