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공동취재단=이득수기자] 남북한이 비무장지대 등 대치지역에서의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철도도로 등 인프라 구축 등 경제협력과 교류를 확대하는 획기적인 남북관계 발전을 가져올 기반이 마련됐다. 

그러나 북한의 핵폐기 부분에서는 미국이 6·12 미북공동선언 정신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면 추가적 조치를 할 용의가 있다는 수준에 그쳤다.

이번 평양선언은 남북간의 협력과 교류를 통한 관계 정상화라는 민족적 목표에서는 큰 성과를 이뤘으나, 북핵 폐기라는 핵심 의제에서는 진전된 내용을 도출하지는 못했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통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공동발표한 ‘9월 평양공동선언’은 전쟁위험 방지와 경제협력민간교류 확대와 함께 남과 북이 처음으로 비핵화 의지를 명문화하는 성과를 담았다.

평양선언은 먼저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해소를 약속했다.

이의 이행을 위해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로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를 채택하고, 한반도를 항구적인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적극 취해나가로 합의했다.

또 남북은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해 군사분야 합의서의 이행실태를 점검하고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상시적 소통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평양성언에는 남북 경제협력과 교류 발전을 위한 실질적 대책도 담았다. 금년 내에 동해선·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했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 하고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문제를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또 생태계복원과 산림분야 협력에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로 했으며, 전염병 유입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긴급조치, 방역 및 보건·의료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산가족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금강산 지역에 개소하기로 했고, 적십자 회담을 통한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도 우선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화 예술 체육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10월중에 평양예술단의 서울공연을 진행하기로 했고, 2020년 하계올림픽 등 국제경기에 공동으로 적극 진출하며,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공동개최 유치에 나서기로 했다. 또 내년에 3·1운동 100주년을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하기로 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약속은 제5항에 기술했다. 남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히고 전하며 이를 위해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영구 폐기하기로 했다.

또 평양선언에는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고 적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미국의 상응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그 구체적 조치가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및 발사대 제거, 영변 핵시설 폐기로 내놓은 것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미국은 북한이 핵 리스트를 제출하고 검증과 폐기 일정표를 요구하고 있다.

평양선언의 마지막 제6항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내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수락한다는 내용이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성사된다면 분단 이후 북한 최고 지도자의 첫 공식 서울 방문이 된다.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한 뒤 열린 공동언론발표에서 김 위원장은 “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약속하였다”고 밝혔고, 문 대통령은  “나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서울 방문을 요청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가까운 시일 내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 여기서 가까운 시일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올해 안에’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확인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최초의 북측 최고지도자 방문이 될 것이고 남북관계의 획기적 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