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용 보은경찰서

 

[이현용 보은경찰서] 한왕서래(寒往暑來). 동장군의 매서운 칼바람이 휘몰아치는 겨울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어느덧 한여름이 찾아왔다. 그리하여 연일 뜨거운 태양이 불을 뿜으며 우리를 시원한 계곡과 바다로 인도하고 있다. 그렇게 콧노래를 부르며 가족, 연인과 또 하나의 행복한 추억을 쌓기 위해 길을 나서지만 이윽고 큰 장애물이 우리 앞을 가로 막는다. 그건 바로 피서지 성범죄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문제시 되는 것이 몰카 범죄다.

실제로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12년 2천 400건에서 '17년 6천 470건으로 5년 사이 약 3배가 증가했다. 또한 작년 전국 피서지 등에서 검거된 몰카범은 무려 2천 838명으로 그 심각성을 엿볼 수가 있다. 문제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이용의 확산과 무음 사진촬영 어플 개발 및 몰카의 다양화 등 범죄를 용이하게 하는 구조적 요인들로 인해 앞으로 관련 범죄의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맞서 경찰에서도 피서지 성범죄의 선제적 예방을 위한 맞춤형 전략을 수립 및 중점 추진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이달 1일부터 8월 31일까지 해수욕장과 계곡 등 전국 휴양지 78곳에서 경찰관 및 의경 총 970명을 투입하여 여름 경찰관서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다목적 순찰을 확대하고 주취폭력 및 절도 등 주요범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 또한 성범죄 전담팀을 운영하여 다중이용시설 등 범죄 우려지역에 대해 불법카메라 설치여부를 집중 점검한다. 아울러 관할 경찰서 범죄예방진단팀(CPO)을 투입, 피서지 주변 범죄 취약요소를 점검하고 시설물 설치 등 필요한 조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경찰의 노력과 함께 다음과 같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자세와 노력도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카메라·스마트폰 등에서 반짝이는 조명 또는 '찰칵'하는 소리를 감지했다면 반드시 몰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둘째, 불쾌한 신체적 접촉이나 상황에 마주했을 때 강력한 거부의사를 나타내야 한다. 셋째, 늦은 시간에 절대로 혼자 다니지 않도록 하고,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없을 정도의 과도한 음주는 자제한다. 넷째, 길을 걷다가 수상한 사람이 따라오면 반드시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위와 같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피해가 발생했다면, 112신고 및 『스마트 국민제보-목격자를 찾습니다』 어플의 '불법촬영' 신고를 활용하여 새로운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 1년에 한 번 뿐인 여름휴가의 소중한 추억이 한여름 밤의 꿈에서 끝나지 않고 늘 떠올리고 싶은 행복한 기억이 될 수 있도록 전자에서 논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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