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기업은 물론 농촌의 품삯도 급등하는 추세여서 기업은 기업대로 농촌은 농촌대로 힘이 들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농촌은 일손난은 여전하다. 부족한 일손을 메꾸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갈수록 농촌 인력난 해결은 요원하다. 농민들은 부족한 일손을 메꾸기 위해 인력사무소를 기웃거리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치솟는 인건비 또한 부담이 되고 있다. 올해 농촌 품삯은 남자 10만원, 여자 7만원 선이다. 게다가 점심과 간식 등을 따로 챙겨 주어야 하는 조건이다.

이런 품삯은 지난해 보다 1만원가량 더 올랐으나 인력난은 여전하다는 게 농민들의 설명이다. 농촌 일손이 딸리자 칠순 할아버지, 할머니라도 숙련도에 따라 농사철에는 하루 8만원까지 주면서 노인들로 빈자리를 메꾸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인력난을 외국인 근로자와 노인들로 메꿔가고 있다. 심지어는 도시지역 아파트 단지에 '일손 구함' 게시물을 내걸어 인력을 조달하기도 한다. 어쩔 수 없이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인 인력을 데려다 쓰는데 식비와 교통비를 합쳐 하루 10만원의 품삯을 주어도 인력 구하기가 버거운 실정이다.

 농촌 일손은 다 때가 있기에 시기를 넘기면 안 되는 특정 시기에는 인력 수요가 몰려 내·외국인 구분 없이 인건비 상승 압박을 이겨내야 된다. 그동안은 최저임금에 맞춰 농촌의 품삯도 계산했으나 내국인의 인력은 이 돈으로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이제 농촌에도 베트남·캄보디아·중국·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외국적의 인력이 성수기에는 대거 투입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정부는 또 다시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천35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 최저임금 7천530원보다 10.9% 오른 금액이다. 국내 최저임금 30년 역사상 8천원대에 접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촌 말고도 특히 350만 소상공인들은 내년부터 또 임금을 인상키로 결의되자 아우성이다.  한때 편의점 주들은 전국 동시 휴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소상공인들을 범법자로 몰릴까 걱정이다. 그래서 한 때 "차라리 나를 잡아가라"는 격앙된 반응도 보이기도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자영업자 수는 1년 전에 비해 1만5000명이 줄었다. 내년에 최저임금이 의결대로 인상되면 소상공인이 고용한 근로자 55.4%가 최저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 상반기 고용노동부가 적발한 최저임금 위반업체는 43.7%로 급증했다. '알바'가 더 벌 지경이라는 소상공인의 하소연이 괜한 엄살만은 아니다. 경제적 약자를 위한다는 최저임금 상한선이 또 다른 약자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는 사실을 언제까지 외면할 건가.

 최저임금 결정을 둘러싸고 일각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폐업 위기에 몰린 영세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과 노동계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의결된대로 내년도 최저 임금이 오르게 되면 영세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업계는 생존의 위협마저 느낄지 모른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근로자의 품삯은 더 받아 웃을지 모르지만 자영업자들은 소득을 깎여  울 수밖에 없다. 개인사업장의 근로자들은 사장과 협상도 어려워 주는 대로 받는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이 오를 때 월급도 올라야 하는데 사실상 그렇지 못한 업체가 여전할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그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도 "최저임금 1만원 목표의 대선 공약을 사실상 지키지 못하게 될 것 같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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