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 청주시 복대1동 주민센터

 

[김보경 청주시 복대1동 주민센터] 2017년 7월, 사회복지 공무원으로서 임용장을 받게 됐다. 이후 1월 말 시보를 해제하고 정식 공무원이 됐다. 꿈에 그리던 사회복지 공무원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마냥 설레고 무슨 일이든 잘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학교에서 이론적으로만 배웠던 것과 실무에서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일들에 많은 차이가 있음을 느끼게 됐다.

 실질적으로 업무를 시작해보니 이론과는 다르게 무작정 자신의 원하는 것만 주장하며, 강압적으로 나오는 민원인들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또한 많은 민원을 처리하다 보니 민원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많은 시간을 쏟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이론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이 들며 이것이 내가 원하던 사회복지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선배 주무관들의 모습을 보며 일반 사회복지사와 사회복지 공무원의 차이, 그리고 그 가치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기준보다는 상황에 따라 자원을 지원해주는 사회복지 기관과는 달리 사회복지 공무원은 명확한 지침과 법령에 따라 모든 이들에게 공정하고 평등하게 자원을 지원해준다. 처음에는 이 기준이 냉정하다고 느껴졌지만 이러한 기준이 있기에 많은 이들이 형평성 있게 자원을 지원받을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정된 자원을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꼭 필요한 사람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 기준에 따라 대상자를 구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임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일차적으로 기준에 따라 도움을 주지만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또 다른 자원을 끌어와 도와주려고 노력한다.

 지난해 겨울, 이른바 '악성 민원인'이 주민센터를 방문했다. 이 민원인은 오자마자 고함과 욕설을 하며, 자신을 수급자로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무섭고 당황해 안절부절못하는 나와는 달리 선배 주무관들은 침착한 모습으로 민원인을 달래며 상담실로 들어갔다. 그 안에서 민원인은 수차례 고함지르고 욕설하며 위협했지만 선배들은 그런 민원인을 차분히 달래며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설명을 했다. 두 시간이 지나고 세 시간이 훌쩍 넘은 이후 민원인은 선배 공무원과 함께 나왔다. 처음 방문했을 때와는 달리 한결 차분해진 모습이었다.

 선배 공무원은 상담해보니 그 민원인은 기준에는 적합하지 않아 수급자가 될 수는 없지만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해줬다. 이후 맞춤형 복지팀과 상의 후 여러 기관과 연락해 상담 기관과의 연계를 비롯해 그 민원인에게 필요한 자원들을 연결해줬다. 이러한 모습을 보며 사회복지 공무원의 일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 못한 상태로 그 일을 단편적으로만 바라봤음에 대해 반성하게 됐다.

 기준에 따라 일을 하지만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더 많은 자원을 연결해주려 노력하는 선배 공무원의 모습을 보며, 사회복지 공무원의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를 느낄 수 있었다. 선배 공무원의 모습을 본받아 사회복지 공무원으로서의 가치를 다시금 깨닫고 책임감을 느끼며 더 나은 공무원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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