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석학원 운영 참여 막혀있던
공동설립자 가문 석정계 후손
"학교정상화 힘 보탤것" 긍정
"영향력 행사 기반될라" 부정

[충청일보 박성진기자]  1970년대 중반 이후 학교법인 청석학원 운영에 참여하지 못한 공동 설립자 가문인 석정계 후손이 청주대학교 총동문회장으로 선출됐다. 


학원 운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직함은 아니지만 4년 연속 선정된 청주대학교의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탈피를 위해 총동문회의 협조와 지원이 절실한 시점에 '불안한 동거'가 시작된 것이다. 


청주대 총동문회장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임승빈)는 지난 15일 보건의료대학 청암홀에서 임시총회를 열어 김현배 도시개발㈜ 대표이사(69·경영·79졸업·사진)를 29대 회장으로 만장일치 추대해 선출했다.


총동문회 상임이사회에서 복수 추천된 이정균 청주대 바로세우기 추진위원장(57·행정·88졸업)이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만장일치 추대안을 제안했고 선관위가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김 신임 회장은 앞으로 2년 간 청주대 총동문회를 이끌게 됐다.


그의 청주대 우회 입성을 놓고 벌써부터 '약(藥)'이니, '독(毒)'이니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설립자 직계 후손으로서 학교 정상화에 힘을 보태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분출이라는 게 그의 등판을 긍정적으로 분석하는 시선이다. 올해 또 정부재정지원대학으로 선정되면 학교가 파탄날 지경에 이를 수 있는 우려가 그를 총동문회장으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반면 끊임없이 석정계의 이사회 참여를 요구했으나 번번이 실패한 상황에서 그가 총동문회장을 기반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심산이라는 시각도 있다.


결국 총동문회장 명함을 활용해 석정계 후손의 이사 배출이 최종 목표라는 것이다. 
그는 총회에서의 정견 발표를 통해 이미 이사회 개방을 공식적으로 요구하면서 학교 측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대학의 주체인 학교법인 청석학원 이사회를 청주시에 개방해야 한다. 청주시민이 선출한 청주시장과 교육인사를 당연직 이사로 임명해야 한다"며 "총동문회는 학교가 처한 절망적 상황에서 대학의 운명을 구할 막중한 역할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주대를 비롯해 청석고, 대성고, 대성초 등 7개 학교를 거느린 청석학원을 사실상 단독 운영하면서 40여년 간 석정계 진출을 막아왔던 청암계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향후 청주대 운영 방식 등에 대해 공식 루트를 통해 다양한 형태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총동문회장 권한을 석정계에 내줬기 때문이다.


그 간 청석학원 공동 설립자 가문인 청암계와 석정계는 1993년 석정계 후손들이 고(故) 김준철 전 이사장의 독단적인 학원 운영을 비판하며 학원 운영 정상화를 촉구하는 신문 광고를 게재하며 본격적으로 '집안 싸움'을 시작한 이후 때마다 충돌하면서 점점 악화되고 있다. 


김윤배 전 청주대 총장의 4선 연임 반대, 고 김준철 전 청석학원 이사장 동상 건립 반대 등에 매번 석정계가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11일 '청주대 총동문회장 선거를 위한 총회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촉박한 일정으로 심문기일 미지정에 따라 법원 판단을 받지 못한 동문 A씨는 17일 김 총동문회장을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예정이다.
총동문회를 상대로는 선거무효 확인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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