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롯데 영플라자는 청주도심 가두상권에서 '미운 오리새끼'로 불리 운다.
롯데그룹이 청주백화점을 인수, 지난 2006년 롯데 영플라자를 개점했을 당시 지역 상권의 반발을 샀다.
롯데 영플라자 청주점은 10~20대 대상의 젊은 층 브랜드로 점포를 구성한 서울 등 다른 지역의 영플라자점과 달리 고객 연령대를 불문하고 성안길의 소위 장사가 잘 되는 브랜드 위주로 매장을 꾸렸기 때문이다.
결국 같은 상권에서 상당수 동일한 브랜드로 지역 상인과 백화점의 경쟁이 시작했다.
당시 상인들은 롯데 영플라자 청주점이 도심 상권을 독식하려 한다는 따가운 시선으로 '미운 오리'로 생각했다.
하지만 2012년 8월 청주에 현대백화점 충청점이 출점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청주시 복대동의 현대백화점은 비교적 소규모인 롯데 영플라자 청주점과는 달리 지역에 대형백화점 시대를 열며 청주 전체 상권을 잠식해 들어갔다.
더욱이 지웰시티몰이 함께 개발되고 인근 비하동에 롯데아웃렛마저 들어서며 지역 상권의 중심축은 도심에서 외곽으로 급속히 이동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 영플라자 청주점은 인근 가두점포들과 함께 도심상권을 지탱하는 역할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면서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인식됐다.
경쟁상대에서 공생관계가 된 셈이다.
그러나  롯데 영플라자 청주점이 위치한 도심의 공동화 현상은 가속화됐다.
'씨유', ‘apM’등 대형건물은 빈 건물로 방치되거나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금융기관의 철수도 잇따랐다
국민은행 남문지점과 신한은행 청주 중앙지점의 폐점이 대표적 사례다.
롯데 영플라자 청주점도 매출 상위 브랜드 일부가 폐점하는 등 악재가 터지면서 전년보다 매출이 30%대 감소하는 해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영플라자를 운영 중인 롯데쇼핑이 비효율 점포의 매각을 추진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서며 결국 청주점을 정리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롯데 영플라자 청주점 건물 소유주로, 롯데그룹 계열사인 (주)롯데역사는 건물을 당장 매각하지 않고 후속 임차인을 모집해 임차권을 양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안 상대 중 하나인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11일 드림플러스 임차상인들과 상생 협약을 체결하고 연내 '엔씨 백화점' 또는 '뉴코아 아웃렛'을 이 건물에 개점하기로 했다.
이날 상생협약식에 참석한 이랜드리테일 측 관계자는 "롯데 측의 영플라자 청주점 건물 입점 제안은 실무진 차원에서 진행된 것 같다"며 "전혀 계획이 없어 검토도 안했다"고 잘라 말했다.
롯데 측이 롯데 영플라자 청주점 건물에 들어설 후속 임차인(업체)을 쉽게 구할 수 없을 것이란 예고로 풀이된다.
성안길상인회 관계자는 "롯데 영플라자 청주점의 폐점가능성은 1년 전부터 나왔던 얘기로 바로 실행될 것 같지는 않다"며 현 상태 유지가 당분간 계속될 것을 기대하면서도 "만약 폐점한다면 이 건물에 (성안길 의류매장과 중복되지 않고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는)F&B(식음료)업체가 입점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청주도심의 유일한 백화점 점포인 롯데 영플라자 청주점이 폐업할 경우 도심상권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지역상인과 유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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