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태권소녀시절 관장에게 성폭력 피해 고백

[세종=김공배 기자] 20여년 전 태권도 관장에게 당시 초·중·고 제자 수십명이 상습적으로 성폭력 당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성폭력사건 피해자연대라고 밝힌 A씨는 29일 세종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대한태권도협회 이사를 지낸 강모씨가 옛 연기군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던 시절 관장직을 이용해 제자들에게 성폭력을 저질렀다" 며 "최초 피해가 언제부터였고 마지막 피해가 언제였는지 파악되지 않을 만큼 상습적이고 일상적이었다" 고 주장했다.

A씨는 그가 선수들 보는 앞에서 옷을 전부 탈의시키거나 샅보대(낭심 보호대)를 차지 않았다며 아래쪽을 만지는 일, 팬티 안에 손을 넣거나 브래지어 안으로 가슴을 만졌다고 주장하며 자신도 그 중 한사람이었다고 고백했다.

또 "대회 출전을 위한 숙박 장소에서 성 경험 유무를 확인한다는 이유로 여학생 성기에 손가락을 넣기도 했다" 고 말했다.

그는 "약 20여명의 남녀가 강 모 전 이사로부터 피해를 입었으며 이 가운데 14명의 제자가 이 연대에 참여했다" 고도 밝혔다.

A씨는 기자회견 이후 "가해자인 강 모씨 동생이 협박성 문자를 보내왔다" 며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성폭력 관련 단체들이 나서 달라고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사)세종여성도 성명서를 통해 '미투(#Metoo)와 함께하는 세종시민행동(가칭)(이하 미투세종행동)'은 어린 학생들에게 성추행과 폭력을 일삼았던 이 사건을 묵과할 수 없다며 경찰의 엄중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 사건은 당시 위력에 의한 심각한 성폭력 행위로 당시 피해를 입은 여성들은 20여년 동안 고통을 겪어 왔다" 며 이번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증언에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투세종행동은 이 사건을 비롯해 세종시에서 드러나지 않았지만 만연한 성폭력 문제를 좌시하지 않을 것" 이라며 "경찰은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피해자의 2차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강모 씨는 피해자들의 주장에 대해 "품위 심사시 정확한 계체를 위해 탈의를 시킨 적은 있었지만, 성추행 사실은 없었다" 며 "그때의 지도 분위기와 지금의 지도 분위기가 달라진 점도 있고, 지금은 용납 안 되는 행동들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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