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여자 아이스하키단일팀 구성
우리 선수단 의견 충분히 반영하며 진행
女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팀워크 논란 관련
26일부터 빙상연맹 특별감사 실시
향후 스포츠계 공정성 확립에 주력

 

[서울=충청일보 이득수기자] 강원도 평창·강릉·정선에서 17일간 진행된 평창동계올림픽(2월9~25일)과 10일간 열린 동계패럴림픽(3월9~18일)이 국민들의 열띤 응원과 매 경기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노력으로 성공리에 마쳤다. 

이번 대회에서는 북한 응원단 참가, 컬링 여자대표팀의 활약 등 숱한 화제가 탄생했다. 

특히 우리나라 선수들은 세계신기록 3개, 올림픽신기록 25개 등 총 28개의 기록을 세웠다.

두 대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총괄 진두지휘한 사람이 충북 출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다.

도 장관은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문체부 서울사무실에서 본보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이번 대회를 준비하고 치르면서 최고 애로사항으로 추운 날씨를, 보람됐던 점으로 남북 단일팀 구성을, 최고 감동장면으로 남북한 공동입장을 각각 꼽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무 장관으로서 이번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역점을 두었던 사안은 무엇인지, 아울러 성공요인은 무엇이라고 평가하는가. 
"이번 '평창올림픽'과 '평창패럴림픽'은 선수, 대회운영인력 및 자원봉사자 등 모두의 열정과 헌신, 국민적 성원 덕분에 성공적으로 마쳤다.  경기 운영, 수송·교통, 선수촌, 관람객 안내, 보안 및 안전 등 완벽한 대회운영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임원진, 선수들로부터 '모두가 만족한 대회'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초 우려했던 입장권 판매도 목표를 초과 달성(평창올림픽 입장권은 총 107만9000여매가 판매돼 목표 대비 100.9%를, 패럴림픽은 총 34만6000여매가 판매돼 목표 대비 157% 달성)했고, 대회를 즐기려는 많은 분들이 현장을 찾아와 대회 흥행에도 성공했다. 대회 경기장과 선수촌, 미디어센터 등 관련시설들은 최상의 경기환경을 제공해 참가 선수단과 미디어의 극찬 속에 각종 기록 경신에 기여했다. 특히 남북한 공동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및 북한 응원단 참가 등으로 남과 북이 하나 된 평화올림픽을 실천하해 향후 남북 교류·협력 및 한반도 평화 정착의 기회를 마련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또 대회기간 중 가장 힘들었던 점과  보람됐던 사례는.
"가장 힘든 것은 '날씨'였다. 평창올림픽 개회 전 많은 분들이 개회식 날, 강풍과 혹한이 있을까 걱정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에 방한용품 6종을 무료로 제공하고, 난방쉼터와 난방기 등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혹한에 대비해 다양한 대책을 준비했다. 그럼에도 관람객들이 추위에 떨까봐 걱정돼 개회식 직전까지 날씨 및 방한복 착용 안내 문자를 지속적으로 보냈다. 다행스럽게도 2월 9일과 18일 날씨가 춥지 않아 관람객들이 개폐회식을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다. 보람됐던 점은 남북단일팀 구성이다. 이와 관련해 다소 논란이 있었던 부분은 안타깝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단일팀이 만들어낸 성과가 작지 않다. 무엇보다 단일팀은 남북이 하나 되는 모습을 경기나 경기 외적인 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며 올림픽이 추구하는 가치를 가장 충실히 보여주었다. 작게 양보하고 크게 얻을 수 있는 결정을 내린 선수단의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

△이번 대회 주무장관으로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을 꼽으라면.  
"'모든 가슴에는 태풍이 있고, 모든 영혼에는 별이 빛나는 바다가 있다'고 하는데, 제 가슴에도 아직 파도치는 게 있다.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치르면서 매일 한 순간 한 순간이 스토리가 있는 커다란 감동, 그 자체였다. 평창올림픽에서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 개회식 남북한 공동입장 순간, 짧은 시간이었지만 하나가 돼 열심히 뛴 남북단일팀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도 생각난다. 패럴림픽 때는 개회식에서 의수의족장애인 신명진 씨가 두드린 대고의 북소리는 평등과 공존의 염원을 표현하며 깊은 울림을 주었다. 후반부 성화봉송 과정에서 남과 북, 장애인과 비장애인, 패럴림피안과 올림피안이 같이 뛰고, 장애인아이스하키 종목의 한민수 선수가 험난한 슬로프를 오르는 모습은 평창 패럴림픽을 상징하는 명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파라아이스하키 선수들이 3,4위전에서 1대0으로 승리한 뒤 태극기를 얼음 위에 놓고 목메어 부르던 애국가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이번 대회 최대 이슈 중 하나가 여자 아이스하키의 남북 단일팀이었다. 팀 구성과 관련 여러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지만 '하나의 팀'으로 발전하며 논란을 없앴다. 남북 단일팀 구성 배경과 알려지지 않은 얘기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개최하고, 남북 화합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문체부에서 2017년 6월 IOC와 북한 장웅 IOC 위원에게 남북단일팀을 제안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남북한의 세계랭킹이 비슷하고, 단체경기로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여자아이스하키가 단일팀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논의가 급작스럽게 이루어지면서 우리 선수단의 정서적 공감을 충분히 얻지 못한 점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러나 IOC·북한과의 남북단일팀 협의과정에서 우리 선수단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며 진행했다는 말씀을 드린다. 1월2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남북 올림픽 참가 회의 때, 북한 선수 출전(5명) 및 엔트리 확대(27명) 등에 대한 IOC의 적극적인 요구가 있었지만, 우리 선수와 감독의 입장을 지키기 위한 끈질긴 협상 끝에 우리 안(출전 3명, 엔트리 22명)을 관철시켰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남북단일팀은 같이 식사를 하고, 생일을 축하하고, 아픈 동료를 보살피면서 '하나의 팀'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우리 국민과 전 세계인에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의 '옥의 티'가 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종목 팀워크 논란과 관련해 청와대는 정부 차원에서 그 진상을 조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체부가 주무부처인데 진행상황이나 계획은.
"평창올림픽을 전후로 빙상종목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태로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문체부는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3월26일부터 15일간 빙상연맹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논란이 된 사항을 비롯해 대한빙상연맹 운영 전반을 공정하고 철저하게 조사해 국민들의 의혹을 풀어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이번 대회가 흑자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렇지만 신축     체육시설의 활용이 중요하다고 본다. 대안은.
"이번 대회를 위한 시설들은 생활체육시설, 복합 문화시설, 관광레저시설 등 목적에 맞게 다양한 형태로 운영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올림픽 시설의 소유 및 관리에 대한 권한과 책임은 강원도에 있으므로 강원도가 지속가능한 사후활용방안을 조속한 시일 내에 마련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 국무총리실, 강원도와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달 23일 "이번 기회에 컬링을 비롯해 많은 국민이 관심을 갖게 된 종목들이 있는가 하면 더 지원해야 할 종목들도 있다. 체육계의 파벌문제를 비롯해 우리가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들도 있어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는데 올림픽 후 체육 분야 관련 계획은.
"평창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단은 역대 최대 메달 17개를 획득했다. 과거에는 빙상종목에서만 메달을 획득했으나, 스켈레톤, 봅슬레이, 스노보드, 컬링에서도 기대 이상의 좋은 성적을 거둬 메달 종목도 다양화됐다. 이러한 세계적 수준의 경기력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유지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체부는 동계종목 경기력 향상 대책을 위해 지난 14일 동계종목 경기력 향상 대책수립 특별 전담팀 회의 운영 등 대한체육회, 동계종목 단체들과 논의를 시작했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서 우리 국민들이 성적도 중요하지만 스포츠 본연의 가치인 '공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앞으로 체육계가 국민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줄 수 있는 '공정성'을 확립하고, 체육 행정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체육계의 적폐와 비리를 근절할 수 있는 (가칭)'스포츠윤리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오는 28일 국민들께 '사람을 위한 스포츠, 건강한 삶의 행복'이라는 비전을 제시할 스포츠정책 중장기계획 '2030 스포츠 비전'도 보고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