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일부지역 공급과잉 탓 月 20만원대
공실률 급증… 노후건물 매매가도 급락
수익률 5%대도 버거워… 출혈 경쟁 심화

▲ 대학가 주변에 뻬곡히 붙은 세입자 구함 전단지.

[대전=충청일보 장중식기자] 2018학년도 새학기를 앞두고 있는 대학가 주변에서 이맘때쯤이면 어김없이 벌어지는 '세입자 모시기 전쟁'이 도를 넘고 있다.

대전지역의 일부 대학가 주변에서는 부동산 중개업자와 건물주 간, 법정수수료를 초과한 중개수수료를 지불하는 일종의 담합현상까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체적으로 1월 중순 부터 대학기숙사를 나오는 재학생과 복학생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방을 찾는 '이사시즌'이 시작된다.

문제는 넘쳐나는 공급물량(원룸)에 날이 갈수록 부족해지는 수요(예비세입자)로 인해 각종 헤프닝이 연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푼이라도 중개수수료를 절약해 보려는 건물주들은 계약기간 동안 인터넷 사용료 등 옵션은 물론, 전기와 수도 등 공과금 무료에 1년치 월세 선납시 한 달치 월세를 깎아 주는 '패키지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주요 상점과 벽보판은 물론, 대학 게시판과 인터넷을 이용한 세입자 구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도배장판은 물론, 임대계약 성사시 각종 혜택을 주겠다는 조건까지 내세울 정도다.

1년 임대계약 중 최대 80~90%가 몰리는 1~2월에 사활을 걸고 있는 중개업자들의 세입자 유치는 속칭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다. 

심지어는 중개업자들 사이에서 하루라도 빨리 빈방을 없애보려는 건물주들에게 법정수수료의 2배까지 받는 것이 '불문율'로 정착됐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학가 주변 원룸들의 수익률과 부동산 가치는 날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건축된지 5년 미만의 건물은 그나마 임대가 수월한 편이다. 문제는 노후된 건물을 소유한 건물주들의 이해타산이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연 10%대 수익률을 자랑했지만, 이제는 5%대 수익률 내기가 버거울 정도다.

실제 건축한 지 3~5년 이내의 신축 원룸은 TV와 냉장고, 인덕션 등 풀옵션 방의 경우, 평균 200만원에 월 30~35만원 수준의 세를 받는다. 

하지만, 건축 10년이 넘은 원룸은 20만원까지 월세가 내려간다. 시설을 업그레이드 하자니 비용이 만만치 않고, 방값이라도 빼 줘서라도 손님을 유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충남대가 위치한  유성구 궁동에서 10년 째 중개업을 하는 A씨(45)는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 이전에 방을 놓지 못하면, 최소 한 학기는 공실이 불가피하다"며 "차라리 파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매물을 내 놓았지만, 5년 전 대비 20~30% 이상 가격이 내려간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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