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욱 한국교원대 교수

[이태욱 한국교원대 교수] 지난 11월 11일 오전 0시부터 24시까지 만 24시간 동안 중국의 최대 할인 판매 행사인 광군제가 여러 가지 진기록을 남기고 성황리에 마감 되었다. 광군제는 2009년부터 매년 11월 11일에 열리는 중국 최대 할인 행사 날이다. 광군제를 직역하면 '독신자의 날'이란 뜻이며 솔로(solo)의 날 등으로 불린다. 특히 11월의 1과 1, 그리고 11일의 1과 1, 여기의 1은 혼자 서있는 사람처럼 보인다고 하면서 솔로와 솔로가 같이 있어 독신자들의 날이라고 일컫는다.

 이런 광군제 문화는 대학생들과 같은 젊은이들을 통해 급속히 퍼져 지금은 중국 전체의 연례행사로서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리고 종래에는 광군제가 되면 매장에 가서 물건을 고르는 오프라인 형태의 마케팅 형태가 주류를 이루었으나 최근에 들어서는 모바일을 중심으로 온라인 쇼핑몰의 비중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리하여 11월 11일이 다가오면 중국 전역에서 온오프라인의 대대적인 할인 행사들을 하고 있어 광군제를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중국 전역에서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하는 전자상거래 주역 기업으로는 알리바바 기업이다. 사실 2009년부터 알리바바 그룹은 오픈마켓 톈마오(T mall)와 타오바오를 통해 독신자들을 위한 할인 행사를 해오고 있었다. 이번에 알리바바 톈마오(T mall) 기준으로 본 매출은 총 결제 건수가 14억 7천만 건이 되며 거래액은 1682억 위안으로 당초 알리바바의 예상치인 1500억 위안을 훨씬 초과한 수치이며 2016년에 비해 40 퍼센트를 증가한 수준이다. 또한 중국의 온라인 쇼핑 2위 업체인 징동닷컴(JD.com) 역시 광군제 하루 동안 1271억 위안(우리나라 돈으로 21조원)의 매상을 올려 온라인 쇼핑몰의 1위 기업인 알리바바 그룹 못지않은 선전을 하였다.

 이렇게 중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한 11월 11일 광군제는 여러 가지 후유증도 같이 남기고 있다. 먼저 온라인 쇼핑에서 이어지는 배송의 어려움으로 갑자기 불어난 배송 물품을 감당해 낼 정도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 다음 무심코 결제한 상품에 대해 반품 건수가 많이 속출하고 있다. 광군제에서는 원칙적으로 거래한 직후 7일 이내에는 반품을 허용하고 있다. 그리고 상품에 대한 포장지 문제이다. 포장 쓰레기가 상품의 약 12퍼센트가 되어 재활용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환경오염 등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중국의 광군제를 보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으로는 2013년 14.8%에 불과한 모바일 쇼핑 규모가 금년에는 90%를 넘었다는 사실이다. 이번 중국의 광군제 잔칫날에 우리나라 제품들은 2016년에 비해 많은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작년의 경우에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매출액으로 국가별 3등을 하였으나 2017년에는 불행히도 5등을 하였다. 이것은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사드와 같은 한중간의 정치적인 문제가 경제까지 이어져서 이런 형국이 되었다. 그렇지만 사드 문제해결과 함께 중국과의 관계 복원이 원만히 이루어지고 있어 그래도 다행이다. 중국의 광군제를 보면서 이제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온오프라인이 결합한 융합적인 거래구조에 주력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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