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선병원 이계성 소화기센터장

▲ 대전선병원 이계성 소화기센터장

[대전=충청일보 이한영기자] 11월 17일은 '세계 췌장암의 날'로 한국췌장암네트워크, 대한췌담도학회, 대한암협회 등에서 췌장암의 인지도를 높이고 질환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열고 있다.

요즘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암을 발견하는 환자들이 많아 암 5년 생존율이 예전보다 크게 높아졌지만, 췌장암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탓이다.

국가암정보센터의 자료에 의하면 췌장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약 10%이고, 특히 원격 전이된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약 1.7%에 불과하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췌장암으로 진료받은 환자의 수는 지난해 1만6568명으로 2012년 1만2829명에 비해 약 30% 증가했다.

췌장은 몸속 가장 깊은 곳에 있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수술 가능한 상태에서 암을 발견하는 경우도 적기 때문에 췌장암 증상을 미리 숙지하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아 조금이라도 일찍 발견하는 것만이 수술 치료 가능성과 생존율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이다.

췌장암의 치료와 예방에 대해 대전선병원 이계성 소화기센터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60대 이상이 72% … 흡연, 당뇨, 만성 췌장염, 비만 등이 주요 원인

췌장암은 소화기암 중 위암, 간암, 대장암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환자 성비는 남성의 비율이 약 1.4배 높지만, 환자들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비슷해지며, 연령대로 구분했을 때에는 60대 이상 노령인구 발생 비율이 72%를 차지한다.

췌장암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흡연자의 췌장암 발생 위험이 비흡연자에 비해 2~5배 높다는 발표 등을 토대로 담배의 독성물질 등이 소화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보고 있다.

또한,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도 췌장암 발병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당뇨, 만성 췌장염, 비만 등도 췌장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고, 특히 가족력이 없는데도 갑자기 당뇨가 생겼다면 췌장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 대표적 증상은 복통, 체중 감소, 황달, 피로감의 장기화

췌장암의 징후 및 증상에는 특이 사항이 없지만 복통, 체중 감소, 황달, 피로감이 오래 이어지는 경우 췌장암을 의심하는 것이 좋으며, 이와 함께 몸 안쪽으로부터 등 가까이로 퍼지는 뻐근한 느낌이 오면 소화기내과에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췌장암은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다양한데 이중 조기발견 확률이 그나마 높은 것은 암이 췌장 머리 부위에 발생한 경우로, 이 부위에 암이 발생하면 쓸개관(간에서 분비된 쓸개즙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는 경로)이 폐쇄돼 황달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 1, 2기에 발견하면 수술 가능성 높아

췌장암 수술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대부분 1기 환자나 2기 환자로, 전체 췌장암 환자 중 각각 1%, 27.3% 정도에 해당된다.

보통은 근치수술을 하고, 췌장암의 위치와 진행 정도에 따라 췌십이지장 절제술 또는 총담관 공장문합술(작은창자와 간에서 나오는 담관을 직접 이어주는 수술)이 적용된다.

수술 후에는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 등을 보조적으로 시행하면서 통증조절과 영양관리를 병행하며, 간으로의 전이를 막기 위해 관류요법(항암제 온도를 높여 암세포를 전멸시키는 치료법)을 실시하기도 한다.

환자의 약 70%가 해당되는 3기와 4기에는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대체로 항암치료를 실시하는데, 이 경우에는 항암치료를 실시하더라도 완치가 어렵고 구토, 탈모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좋다.

△ 당뇨, 비만, 만성 췌장염, 가족력 있으면 정기적인 검진 필요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받고 생존율을 높이려면 췌장암의 여러 증상들을 평소에 숙지하고, 의심됐을 때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당뇨를 앓고 있는 사람, 비만인 사람, 만성 췌장염에 시달리는 사람,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 수술 치료가 가능한 시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대부분의 암 발병 요인으로 지목될 만큼 인체에 유해한 담배를 끊는 것이 가장 좋으며, 금연은 늦을수록 흡연 전 몸 상태로 돌아가기가 어려워지므로 가능한 일찍 금연해야 한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