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속 해외연수'의원들 징계여부 결정
처벌수위 놓고 관심… '제명' 카드 미지수

[충청일보 이정규기자] 29일부터 열리는 충북도의회 임시회에 도민들은 물론 전 국민의 눈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27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358회 임시회가 29일 오후 2시 1차 본회의를 시작으로 다음 달 11일까지 열린다.

이번 임시회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지난달 최악의 수해 속 해외연수에 나섰던 도의원들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해외 연수를 떠나 물의를 빚은 의원은 당시 자유한국당 소속 김학철(충주1)·박봉순(청주8), 박한범 의원(옥천1)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병윤 의원(음성1) 등 4명이다.

특히 김학철 의원이 '국민레밍'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단순 해외연수 비난에서 국민적인 공분이 일기도 했다.

이후 크고 작은 시민단체의 비난 성명과 규탄 시위, 돌발적 행동까지, 충북도의회가 조용할 날이 없었다.

그렇게 되면서 이번 임시회가 주목을 끌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우선 최병윤 의원은 지난달 25일 의원직 사직서를 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김학철·박봉순·박한범 의원은 지난달 자진해서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를 요청해 의회가 이를 받아들였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임시회 개회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어 윤리특위에 회부된 이들의 징계 절차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임시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최병윤 의원이 제출한 사직서 처리와 김학철 의원 등 3명에 대한 징계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달 25일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비회기 중이기 때문에 의장의 결재가 이뤄지면 되는데, 김양희 의장이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보류시켰다.

이에 따라 최 의원의 사직서 처리 여부는 이번 임시회에서 의결로 정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의장이 사직서를 허가하지 않은 이유를, 나머지 한국당 출신 3명에게 의원직 사퇴 압박이 올 것을 염려해 미룬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최 의원의 사직서는 다음 달 4일 2차 본회의에서 처리될 지, 마지막 날 3차 본회의에서 결정될 지 아직 분명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의 사직서가 허가되기 위해서는 충북도의회 전체 31명의 의원들 중 과반수(16표) 찬성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하게 된다면 의원직이 그대로 유지된다.

충북도의회는 전체 31명 중 자유한국당 3명의 의원이 당에서 제명되면서 무소속으로 남았고, 한국당이 17명, 민주당이 10명, 국민의당이 1명이다.

의원 수로만 본다면, 한국당 전 의원이 반대할 경우 사직서 처리를 힘들어 보인다.

윤리특위에 회부된 3명의 의원들에게 대한 징계 수위도 관심이다.
윤리특위 최고 징계는 제명이다. 제명은 재적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일반(의결) 징계는 본회의장 경고와 사과, 또는 출석정지 30일 이내 등이며 이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된다.

윤리특위에서 회부된 3명의 의원에 대해 과연 '제명'이라는 최고 수위의 카드를 꺼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시민단체가 끈질기게 제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명백한 형사사건을 제외하고 '제명'까지 간 예가 없다는 점이 제명 결정을 쉽지 않게 하고 있다.

또 제명 처리를 할 경우 최병윤 의원도 함께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양당 모두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또다른 방법으로 윤리특위에서 '김학철 의원'을 제명하고 박봉순·박한범 의원은 그보다 낮은 수위로 처리하는 '분리 징계'의 수를 쓸 지도 관심이다.

그러나 윤리특위 전체 7명의 의원 중 5명이 한국당, 2명이 민주당이라는 점에서 이 역시 팔이 안으로 굽을 가능성이 없지않다. 

한국당 5명 중에는 이번에 문제가 됐던 박봉순의원이 포함돼 있어 실제로는 4명이지만, 그래도 민주당보다 많다.

또 최병윤 의원건까지 넘어오게 된다면 양당 모두 처벌 수위를 낮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번 임시회가 자당 의원 '제 식구 감싸기'로 끝마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충북도의회 의정 사상 가장 주목받는 의회로 기록되게 될 이번 의회에서 도민들은 의원들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지 기대감(?)을 갖고 쳐다보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