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택 검사장, 전주지검장으로 수평 이동
규모 비슷… '청주 위상'으로 보면 '갸우뚱'
지검장 2년째 맡아 의미… 보직 축소서 선전
한직 물러난 '첫 사례' 조은석, 고검장 승진

[충청일보 박성진기자] 역대 청주지검장들의 영전(榮轉) 공식이 2년 연속으로 깨졌다. 검사장 승진 뒤 요직으로 가기 전에 머무르는 '숨고르기' 자리로 인식됐던 청주지검장이 다음 보직에서 영전 길목으로 이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7일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단행한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36명에 대한 승진·전보인사에서 송인택 청주지검장(사법연수원 21기)이 전주지검장으로 전보됐다.

그 동안 청주지검장은 검찰 내 주요 보직으로 꼽히는 '빅4(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옛)중수부장 및 공안부장)'로 직행하는 확률이 높았다. 의정부지검장, 대구지검장, 광주지검장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법무부·대검의 참모로 상경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법무부·대검의 주요 간부 내지는 청주지검보다는 규모가 큰 지검으로 이동하는 게 통상적이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송 검사장이 이동하는 전주지검은 청주지검보다는 다소 크지만 별반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송 검사장이 수평 이동했다는 얘기다. 그 간 청주지검장이 지니는 위상으로 볼 때 격에 맞지 않는 이동이라고 지역 법조계는 설명한다. 청와대의 인적쇄신 요구에 따라 예년에 비해 인사 폭이 컸던 점을 고려하면 수평 이동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말도 나온다. 

반면 지검장을 2년 연속으로 맡았다는 점을 의미있게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다. 검찰개혁과 법무부의 탈(脫)검찰화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법무부·대검 간부보다는 지검을 지휘하는 게 되레 영전이라는 것이다. 검사장급이 축소된 시점에서 선전했다는 얘기도 있다. 

청주지검장 재임 후 한직(閑職)으로 물러난 첫 사례로 꼽히는 조은석 사법연수원 부원장(19기)은 이번 인사에서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조 고검장은 19기 동기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불편한 관계로 인해 '청주지검장=로얄코스'라는 공식을 처음으로 깼다. 

영전 공식이 통하지 않으면서 조 고검장은 당시 청주지검장 임기 만료 후 초임 검사장이 가는 연수원 부원장으로 발령났다. 

이 같은 좌천성 인사는 2014년 세월호 수사 당시 대검 형사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우병우 사단'과 대립각을 세워 동기가 거친 청주지검장으로 부임했을 때부터 예고된 상황이었다. 

조은석 고검장과 송인택 검사장이 2년 연속으로 깬 청주지검장 영전 공식을 내달 1일자로 부임하는 이석환 청주지검장(21기)이 새롭게 쓸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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