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준비했던 자격증 시험 합격 소식도 못 듣고…"
오토바이 사고로 뇌사 판정 장기 기증 후 열일곱 생 마쳐

[충청일보 송근섭기자] "열심히 준비했던 자격증 시험도 합격했는데…. 끝내 들려주지 못하고 떠나보내네요."

충북의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인 장경태군(17)은 28일 본인의 장기를 기증하고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부모님을 조금이라도 돕기 위해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아들이었고, 하나뿐인 여동생에게는 너무나 다정다감한 오빠였다.

집 밖에서는 활달한 성격에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영락없는 10대 아이였다.

장 군의 꿈은 건설회사에 취직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멋진 아파트를 짓는 것이었다.

일찌감치 목표를 정한 장 군은 이달 초 측량기능사 실기시험을 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23일, 장 군휴대전화로 '측량기능사 실기시험 합격을 축하드린다'는 연락이 왔다.

하지만 장 군은그렇게 기다렸던 본인의 합격 소식을 끝내 듣지 못했다.

지난 17일 오토바이 사고가 나 뇌사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쉽게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는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평소 남을 돕기 좋아하던 아들의 삶을 기리기 위해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장 군이 기증한 심장과 간, 신장, 인체조직은 도움이 필요한 다수의 환자들에게 이식될 예정이다.

장 군의 어머니(42)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아들도 마지막까지 남들을 돕고 싶어 했을 것"이라며 "우리 아들이 좋은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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