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위해 목숨 바친 48명 안장
의사상자 묘역 추모 발길 이어져

 

[대전=충청일보 이한영기자]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아 대전현충원을 찾는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곳에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은 군인과 경찰 등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있다. 하지만 의외로 이곳에 48명의 '의로운 희생자'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첫 안장자는 채종민 씨. 당시 35세였던 2006년 7월 전남 진도군 서망해수욕장에서 파도에 떠밀려가던 초등학생을 구하고서 숨졌다.
 
'초인종 의인'으로 불리는 안치범 씨 또한 국립대전현충원 의사상자 묘역에 안장돼 있다.
 
지난해 9월 9일 새벽 서울 마포구 한 원룸 빌라에 불이 나자 119에 신고한 뒤 위험을 무릅쓰고 다시 불길 속으로 들어갔다.
 
집집이 초인종을 누르며 이웃을 깨워 대피시키던 그는 결국 연기에 질식해 유명을 달리했다. 28세 때였다.
 
이 밖에 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 조난한 동료를 구하려다 불의의 사고로 숨진 전재규 씨, 급류에 휩쓸린 일가족과 낚시꾼을 구하고 숨진 유현상 씨, 여직원을 위협하던 흉기 강도에 맞서 싸운 도현우 씨 등 숱한 의인들이 모셔져 있다.
 
25세 꽃다운 나이로. 2007년 한강 동호대교에서 만취한 채로 자살을 기도하는 심보리를 발견하고 이를 구하기 위해 물에 뛰어들어 구조한 후, 자신은 빠져나오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한 최원욱씨.
 
2010년 1월 말레이시아 쿠칭 시로 교회 봉사를 떠났다가 파도에 휩쓸린 동료 여성 봉사단원 3명을 구하고서 스물 네해의 짧은 생을 마감한 의인 등 숱한 영웅들의 뒷 이야기가 서려 있는 이 곳을 찾는 이들의 발길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처음으로 의사자묘역을 찾았다는 시민 A씨(대전시 유성구 학하동)는 "매년 현충일 때마다 볼 수 있는 추모행사였지만, 의외로 우리 주변에 자신의 목숨까지 던져가며 남을 위해 목숨을 던졌던 이들이 많았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어쩌면 이들이야 말로 각박한 현실사회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일깨워 주는 영령들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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