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노동환경 타지역比 열악
근로자 30%는 '임시·일용직'
이직률도 전국서 2번째로 ↑
비경제활동인구 52만7000명

[충청일보 송근섭기자] 근로시간은 최장, 급여는 최저 수준. 임금 근로자의 30%는 임시·일용직.
 
오늘날 충북 근로자들이 처한 환경의 단면이다.
 
열악한 근로환경 개선과 지위 향상을 위해 '근로자의 날'이 제정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우리 주변 근로자, 구직자들의 삶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여전히 팍팍하기만 하다.
 
각종 통계·조사로 파악된 충북의 노동환경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특히 열악한 수준이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충북지역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1인당 한 달 총 근로시간은 185.6시간으로 전국에서 가장 길다.
 
전국 평균(176.6시간)보다는 9시간, 근로시간이 가장 짧은 서울(168시간)보다는 충북 근로자가 한 달에 17.6시간이나 더 근무하는 셈이다.
 
특히 충북은 초과근로시간이 22.8시간에 달해 서울지역 근로자(5.1시간)의 4배를 넘었다.
 
전국에서 가장 근로시간이 길지만 임금수준은 하위권에 처져 있다.
 
충북 근로자의 평균 월 급여액은 277만4278원으로 전국 평균(303만286원)보다 약 25만원이 적다.
 
세종을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 중에서는 11위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충북지역 상용근로자들이 열악한 처우를 받고 있지만, 이마저도 임시·일용직 근로자에게는 배부른 소리로 비쳐질 수 있다.
 
충청지방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충북지역 임금근로자 57만7000명 중 임시직이 13만4000명, 일용직은 4만3000명이다.
 
자영업자나 무급가족종사자를 제외한 근로자 10명 중 3명은 임시·일용직으로 언제 직업을 잃을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을 겪고 있는 셈이다.
 
근로자들이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다 보니 충북지역 이직률은 2.8%로 전국에서 2번째로 높다.
 
갈수록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구직자들의 좌절도 반복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충북지역 고용률은 59.0%로 지난해 같은 기간(59.4%)보다 0.4%p 하락했다.
 
반면 실업률은 지난해 2.8%에서 올해 3.1%로 0.3%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5~29세 실업률이 5.5%에서 8.2%로 2.7%p나 올라 청년 실업문제가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실업률은 높아지면서 '구직단념자' 등을 포함한 충북지역 비경제활동인구는 52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1.1%(6000명)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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