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법대 동기 박종환씨
40년지기… 공약 개발 지원
'민주당 인맥' 윤종기씨
집권시엔 중용될 가능성

[충청일보 박성진기자] "부처로 격상되는 경찰부 초대 장관이 될 줄 알았다."

지난 2012년 치러진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충북경찰청에서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던 얘기다. 이런 '설(說)'은 그 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108만표 차이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석패하면서 쏙 들어갔다.

당시 경찰 퇴직 후 후배가 경영하는 회사에서 고문으로 있던 '그'는 사비(私費)까지 털어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40년지기 절친' 문재인 후보의 낙선으로 큰 충격을 받아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도 했다고 한다.

5년이 지난 2017년 4월, 그가 다시 뛰고 있다고 한다. 기나긴 세월에 심신(心身)이 예전 같지 않지만 절치부심(切齒腐心)한 만큼 다시 한 번 희망을 걸고 있다는 게 지역의 얘기다.

3일 누적 득표율 과반을 넘겨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문재인 전 대표의 경희대학교 법학과 72학번 동기인 박종환 전 충북경찰청장(63)이 바로 '그'다. 충북 충주 주덕 출신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광을 입어 경찰에서 승승장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 인사 등에 따르면 박 전 청장은 서울에서 문 후보를 '비선(秘線)' 그룹에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후보가 최근 발표한 경찰 관련 공약을 만진 것이 박 전 청장이라는 말이 돌기도 한다.

박 전 청장은 2008년 1월1일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경찰청장 직위 전면 개방과 장관급으로 직급 상향 조정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경찰개혁 방안을 제언한 인물로 유명해졌다.

그 해 경찰종합학교장으로 전보돼 그 자리에서 명예퇴직, 치안정감으로 옷을 벗은 그는 지금도 가끔 충북 청주를 찾아 지역의 인사들과 친분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5월9일 문 후보가 대권을 거머쥐더라도 박 전 청장은 건강 등의 이유로 공직에 재입문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지역의 반응이다.

박 전 청장이 문 후보와 학맥 등으로 직접적인 인연을 맺고 있다면 윤종기 전 인천경찰청장은 당(黨)을 통한 경찰 인맥으로 분류된다.

2014년 충북경찰청장을 지냈던 윤 전 청장은 전남 고흥이 고향이지만 인천경찰청장을 지낸 전력으로 지난해 4·13총선 때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인천 연수을에서 금배지에 도전했다.

결국 새누리당 민경욱 의원에게 패했지만 득표율 37.1%라는 놀라운 성적을 올리며 정치권에 이름을 알렸다.

현재 연수을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 전 청장은 '원외' 자원이지만 더민주 인재풀(Full)에서 경찰청장 바로 아래 단계인 치안정감까지 오른 유일한 인물이다.

더욱이 청와대 대변인까지 지낸 민 의원과 맞서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인천에서 대등한 싸움을 벌였다는 것이 당내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청장이 대선 경선캠프 총괄본부장인 더민주 송영길 의원 측근인 만큼 문 후보가 집권할 경우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이 벌써부터 경찰 내부에 파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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