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외국인보호소 입소… 강제추방 예정
"MB 주가조작 유죄 근거 자료 다수 보유"

[충청일보 송근섭기자]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논란의 중심에 섰던 'BBK 주가조작 사건' 당사자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51)가 28일 만기출소한 뒤 오전 11시쯤 충북 청주외국인보호소로 입소했다.

김 전 대표는 코스닥 기업 옵셔널벤처스 주가를 조작하고 319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2009년 대법원에서 징역 8년과 벌금 100억원이 확정됐다. 2015년 11월 징역형 복역을 마쳤지만 벌금을 내지 않아 노역장에 유치된 뒤 이날 출소했다.

김 전 대표는 2007년 12월 17대 대선을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에게 흠집을 내기 위해 대통합민주신당의 회유로 입국했다는 '기획 입국설'의 주인공이다.

당시 이명박 후보는 BBK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았다.

검찰수사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도 일각에서는 'BBK 실소유주는 이명박 대통령'이라는 의혹 제기가 끊이지 않았다.

이 사건의 당사자인 김 전 대표가 만기출소한 뒤 청주로 온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에서도 관심이 집중됐다. 김 전 대표는 미국 국적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외국인은 강제퇴거를 시킬 수 있다는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강제추방 대상자다.

이에 따라 천안교도소에서 복역한 김 전 대표는 관할지역인 청주외국인보호소로 입소해 출국 심사 등을 받게 됐다. 수감시설이 아닌 보호시설이기 때문에 따로 격리되지 않고 다른 외국인들과 함께 지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외국인보호소 관계자는 "여권이나 항공편 등 준비가 완료되면 출국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며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는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천안교도소에서 곧바로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차량에 탑승, 청주외국인보호소로 이동해 직접 입장을 밝힐 기회는 없었다.

다만 외국인보호소에서 1시간 가량 김 전 대표를 면회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대전 서을)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주가조작 사실을 유죄로 판단할 여러 근거가 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김 전 대표는 정권이 교체돼 BBK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길 기대하고 있다"며 "BBK 사건 관련 의혹을 밝힐 결정적 자료를 다수 갖고 있지만 아직 공개하기는 이르다는 게 김 전 대표의 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있는 가족과 하루 빨리 만나고 싶어하는 김 전 대표는 벌써 내일자 LA행 비행기 티켓을 구해뒀다고 한다"며 "외국인보호소 측에 내일 출국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뜻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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