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영화 '루시드 드림' 스틸 컷

[충청일보=조신희] ‘국민 배우’. 이 같은 수식어를 떠올린다면 몇 명을 꼽을 수 있을까. 설경구는 분명 이 안에 들어갈 만큼 관록 있는 연기자다. 1996년 영화 ‘꽃잎’으로 데뷔, 이후 그는 다채로운 연기력을 보여주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영화 ‘감시자들’(2013) ‘공공의 적’ 시리즈, ‘해운대’(2009) 등에서 나타낸 카리스마는 아직까지도 회자가 되고 있다. 그런 그가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으로 또 다시 새로운 변신을 시도한다.

‘루시드 드림’에서 설경구는 대호(고수)의 아들 민우의 실종사건 담당 형사 송방섭 역을 맡았다. 그는 민우에 대한 결정적인 실마리를 쥐고 있는 인물이다. 특히 3년째 진전이 없었던 미제 사건에 대해 애착을 보이는 것은 궁금증을 자아낸다.

송방섭은 차분한 스타일의 형사다. 더불어 가족에게 보여주는 송방섭의 미소는 범인을 대할 때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하지만 사건들의 정황을 짚어가는 그의 모습은 부드러움 속에 강직함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공공의 적’ 강철중, ‘감시자들’ 황반장과는 완벽히 다른 면모를 보인다.

‘공공의 적’ 시리즈에서 설경구는 투박하지만 정의로운 형사인 강철중 역을 소화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설경구하면 아직까지도 강철중이 떠오른 만큼 ‘공공의 적’ 시리즈에서 보여준 그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감시자들’에서는 터프함보다는 정확성이 돋보이는 황반장으로 같은 형사역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색다른 연기력을 선보인다.

설경구는 각기 다른 작품이지만 형사 역할을 꾸준히 맡아 오면서 매번 다른 사람으로 변신해 나타났다. 이는 연기생활 25년차의 내공이 보통이 아니라는 증거. 이번 ‘루시드 드림’을 통해서도 설경구는 송방섭이라는 인물을 강철중, 황반장과 다르게 소화해 영화팬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김준성 감독은 ‘루시드 드림’ 언론시사회 자리에서 “설경구씨가 방섭이라는 캐릭터에 굉장한 매력을 느끼셨던 것 같다”라며 “그 부분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싶어 했고 작품의 마지막까지 톤을 조절하기 위해 애썼다”라고 전한 바 있다. 25년차의 배우가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노력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쏟아내고 있는 것. ‘루시드 드림’에서 설경구의 재능과 노력이 빛을 발할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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