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련 사회복지사

 

[정혜련 사회복지사] 한 미국인이 이발하러 찾아간 곳은 충청도 이발사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이발사는 "왔씨유?" 라고 물었고, 미국인은 What see you?(뭘 보니?)로 듣고 미러(mirror, 거울) 거울보고 있다. 라고 대답했더니 그 이발사가 빡빡 머리를 밀었단다.

화를 잘 안 내는 충청도 사람과 싸우다 약이 오른 사람이 그의 팔을 잡았다. 충청도 사람은 놔유. 라고 했다. 그러자 팔을 더 비틀었다. 아퍼유. , 그러자 더 세게 팔을 비틀었다. 부러저유. 그리고 그 사람은 더 확 비틀었다. 거봐유, 부러졌잖유.

도로에서 앞에 가는 충청도 사람이 천천히 간다고 생각한 타 지역 사람이 추월을 하며, 화를 냈다. 그러자 충청도 사람이 하는 말 그렇게 급하면 어제 오지 그랬유?

한바탕 웃다가, 가만 살펴보니, 충청도 유머에는 어떤 화날 만한 상황도, 어떤 긴박한 상황도 여유를 잃지 않고, 위트와 해학이 넘친다. 상대방이 기분 나쁠 말도 충청도 말로 하면 왜 이리 우스운지 모르겠다. 참 멋있는 사람들이다.

어떤 경우도 협치를 하며, 상생하는 것이 충청도 사람들의 수준 높은 문화다. 조선 개국공신 삼봉(三峰) 정도전에게 이성계가 조선팔도의 사람을 평해보라고 하자 충청도에 대해 맑은 바람 속에 밝은 달 ,즉 청풍명월(淸風明月)이라 평했다고 한다. 유독 양반이 많이 살아서 충청도 양반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 이런 여유와 멋은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닌 것 같다.

현대사의 격랑의 세월 속에 조용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던 그들이 점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캐스팅 보트의 역할을 하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굵직한 터닝 포인트를 만들었다. 그들이 대한민국의 중심이 되어, 새롭게 만들어 갈 시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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