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서 文 이긴 뒤 대선 성공 시
자유한국당 현역 대거탈락 우려

[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충청권 여당 의원들에게는 대권 도전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 급등세가 달갑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안 지사가 당 내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이긴 뒤 대선에 당선된다면 차기 총선에서 충청권은 안풍(安風)으로 자유한국당 현역 의원들이 대거 탈락할 것이란 예상이다.

자유한국당 충청권 의원들은 15일 서울 여의도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후 첫 정기 월례모임을 갖고 정치 현안들을 논의했다.

이날 회동에는 4선 정우택·정진석 의원, 3선 이명수 의원, 재선 박덕흠·이종배·경대수·정용기·김태흠 의원, 초선 권석창·유민봉·최연혜 의원 등 11명이 참석했다.

최대 화두는 반 전 총장의 중도 하차 후 충청대망론의 대안으로 부상한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세였다.

A 의원은 "당초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의 페이스메이커(보조자 역할)로 인식되다가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 후 보수·충청권을 중심으로 지지세가 확대되면서 다크호스(유력 경쟁자)로 부상했다"며 "안 지사가 대선에 성공할 경우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바람이 충청권 전역에 불 것이라는 의견이 나와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날 충청권 의원들은 이번 대선에서 보수층 결집을 위해 바른정당과의 재통합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대다수가 재통합에 공감했지만 바른정당 현역 의원 지역구에 자유한국당에서 당협위원장을 선정하며 감정의 골이 깊어져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많았다는 전언이다.

B 의원은 "당에서 너무 일찍 탈당한 의원(바른정당 의원) 지역구에 당협위원장을 임명해 양 당이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됐다"며 "설령 재통합하더라도 이번 대선 전에는 어렵고 다음 지방선거(2018년) 때나 가능 여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자유한국당 차원에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여부 결정 전에 박근혜 대통령의 4월 자진사퇴를 조율, 6월 대선을 치르면서 국정 안정 도모와 박 대통령의 명예를 지키는 방안이 당 내에서 거론되고 있다는 얘기도 언급됐다.

한편, 박덕흠 의원은 이날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반 전 총장이 지난 1일 불출마 선언 후  저에게 전화해 '열심히 도와 줬는데 이런 결정을 하게 돼 미안하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박 의원은 "충청권 여당 의원들은 반 전 총장의 중도하차로 그동안 실의에 빠져 있었지만 앞으로 대선에서 각자 맡은 역할을 하기로 다짐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