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AI 등 헌정사 가장 파란만장한 해
SK하이닉스 최대 규모 투자 등 알찬 결실도

[충청일보 이정규기자] 병신년(丙申年)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연말이면 의례적인 수사로 쓰이는 다사다난하다는 말로는 다 담아내지 못할 정도로 '대한민국호'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헌정사에서 어쩌면 가장 파란만장한 해로 기록될 것 같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촉발된 대한민국의 위기는 엄동설한에 국민들을 광화문광장으로 내몰았다.

진실규명을 외치며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는 민초들의 손에는 내일의 희망을 염원하는 촛불이 들려있었다.

부모 손에 끌려 나온 초등학교 어린이부터  수능을 준비하는 고등학생, 운신조차 힘든 어르신까지 부축을 받아가며 촛불대열에 동참했다. 200만 명이 넘는 그들은 오로지 바로 선 국가의 모습을 기대하고 또 기대하며 차디찬 바닥에 앉았다.

촛불의 힘은 마침내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을 이끌어 냈고, 어느덧 헌법재판소 최종 결정을 앞두는 상황까지 달했다.

이제 우리 국민은 암울하고 참담한 과거를 딛고 새로운 미래를 위한 선택의 기로에 섰다.

아직은 변수가 남았지만 5월중에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고, 빨라진 대선시계에 맞춰 여야 잠룡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나락으로 떨어진 것은 정치뿐이 아니다. 국가 경제는 디플레이션(Deflation) 의 위기를 겪으며 침체의 늪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치의 이단아로 불리며 보호장벽의 기치를 내걸고 있는 도날드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도 우리 경제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해마다 찾아오는 불청객 AI의 사상 유례 없는 창궐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온 국민의 마음을 멍들게 했다.

2700만 마리의 오리와 닭이 땅에 묻혀 축산기반이 붕괴위기에 처한 것은 물론 서민들의 밥상까지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도 AI는 잡히지 않고 있다.
 
지역적으로도 MRO사업 실패, 이란투자 무산 등의 안타까운 소식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한줄기 빛과 같은 일도 적지 않았다.

충북의 경우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규모의 투자를 결정했고, 역대 최대규모의 SOC사업 예산을 확보하는 등 알찬 결실도 많았다.

어느덧 한해의 끝자락이다.

기쁜일 보다는 슬픈일이, 성과보다는 시련이 많았지만 그래도 우리는 두발로 딛고 일어서야 한다. 저 희망의 빛을 찾아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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