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의 7일 청문회에서는 최순실씨 일가가 권한을 남용하면서 국정을 농단했다는 것과 관련해 여야 의원들의 십자포화가 쏟아졌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씨, 차은택 감독, 고영태씨 등이 장막 뒤에서 공직 인사를 마음대로 주무르면서 정부 부처를 '길들이기' 하며 국민들을 기만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차 감독을 향해 "최순실과 대통령이 가깝다는 것을 인지한 것은 언제냐.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느낀 것은 언제냐"고 물었고 차 감독은 "김 전 실장을 뵙고 나서 최씨가 고위 관료와 가깝다고 인지했다"고 답했다.

차 감독은 이어 "2014년 최씨 요청을 받고 문화부 장관을 추천했는데 관철이 됐다"고 밝혔다.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도 추천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인정했다.

그는 최씨와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 "굉장히 가까운 관계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절친이냐"라고 묻자 "그렇지 않을까. 이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새누리 황영철 의원은 "우스운 사실이다. 최순실이 결국 권력 1인자"라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계속 발생한다. 답답하고 참담하다"고 했다.

이번 청문회의 핵심 증인인 최씨는 이날 회의에 불출석했고 특위가 동행명령장을 발부했으나 이에 응하지도 않았다.

다만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는 이날 특위가 동행명령장을 발부한 뒤 청문회에 출석, 자신이 운영한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특혜 의혹과 관련해 "센터 설립은 최순실 이모의 아이디어였다"며 "이모님이 만들라고 해서 지원서와 계획서를 만들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냈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제주도에서 살고 있을 때 (최씨가) 아기 키우지 말고 일해보라고 권유했다"며 "저는 최 씨가 지시를 하면 따라야 하는 입장이다. 또 이모인 데다 거스를 수는 없었다"고 증언했다.

연세대 입학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된 것에는 "아무도 도와준 적 없다"고 말하고 "본인의 실력으로 입학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김기춘 전 실장은 보좌 책임을 추궁하거나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비난에 대해선 '죄송하다'고 납작 엎드렸지만 위원들이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거나 '모른다'고 답변하며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

김성태 위원장은 이날 "증인들이 사법적 판단만 중시하고 국민들의 알 권리는 무시하는 증언 행위는 마땅히 국민적 공분을 살 수밖에 없다"며 "불성실한 답변 태도가 계속 될 경우 증언이나 감정 거부한 증인으로서 처벌을 규정한 동법 12조에 의해 위원장으로서 고발 조치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