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국제시세 요동에 매출 '뚝'
청주권 10년간 280곳→105곳 폐업 속출

▲ 충북 청주시 한 금은방에 귀금속이 진열돼 있다.

[충청일보 송근섭기자] 청탁금지법 시행·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 국내외에서 쏟아지는 각종 변수로 충북지역 동네 금은방에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해마다 매출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수 십 년간 자리를 지켰던 금은방도 문을 닫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0일 한국귀금속중앙회 청주지회에 따르면 현재 충북 청주지역에서 영업 중인 금은방은 105곳이다.

2000년대 중반 280여 곳에서 절반 이상 문을 닫았다.지난해와 올해만 8곳의 금은방이 폐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에는 청주시 성안길 상점가에서 20년 넘게 영업했던 금은방도 포함돼 있다.

문을 닫지 않은 금은방도 대부분 "다른 도리가 없어 영업을 계속하는 것"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국내외적으로 악재가 쏟아지면서 '금(金) 시장'이 오랜 침체기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가을 성수기에도 좀처럼 매출 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청탁금지법에서 돌잔치 선물을 주고받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돌반지 주문은 70% 이상 뚝 끊겼다. 여기에 국제정세에 따라 요동치는 금값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의 금 거래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9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제 금값은 5% 이상 치솟았다.

10일 한국금거래소의 금 시세에 따르면 이날 순금 1돈(3.75g)당 시세는 19만500원이다. 이틀 전 18만9000원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9일 19만9000원까지 시세가 무려 1만원이나 껑충 뛰었다가 하루 만에 또다시 8500원 하락했다.

이처럼 금값이 요동칠 때는 투자 목적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매매를 꺼리기 때문에 금은방이 직격탄을 맞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올해는 브렉시트·미 대선 등 국제정세가 불안정 했던 데다 국내에서도 청탁금지법 영향으로 소비가 줄면서 최근 몇 년간 가장 힘든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청주의 한 금은방 업주 김모씨(61)는 "1980년대에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세상 부러운 게 없었는데 요즘은 월급쟁이보다도 못한 신세"라고 토로했다.

류지헌 귀금속중앙회 청주지회장은 "요즘은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을 정도로 특히 힘든 시기"라며 "프랜차이즈 체인점 등 시장 변화도 빨라지고 있어 동네 금은방은 갈수록 어렵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