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의 날>

충북 가계·주택대출 등 전국 평균 상회
워크아웃 신청자도 급증… 작년 2860명
저축은 갈수록 줄어… 도민 36.4% '0원'

[충청일보 송근섭기자] 충북도민의 생활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미래는 불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은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저축 등 노후 준비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4일 한국은행 충북본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5년간 충북지역 가계대출 증가율은 10.2%로 전국 평균(9%)보다 높았다. 주택대출이 연평균 11.1%, 일반대출은 9.4%의 증가율을 보였다. 모두 전국 평균(각각 10.7%·7.4%)보다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충북도민 1인당 가계대출 금액은 평균 1130만원이다.

연령별로는 40~50대의 가계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52.5%로 절반을 넘었다. 불안한 중년들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청년층도 빚에 허덕이고 있다.

대학교육연구소 통계 자료에 따르면 충북도내 10개 대학의 1인당 학기별 학자금 대출액 평균은 292.8만원이다. 대출자 비율은 평균 16.94%로 집계됐다. 대학생 100명 중 17명은 한 해 586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세대를 가리지 않고 빚의 늪에 빠지면서 워크아웃 신청자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1년 2142명이던 충북지역 워크아웃 신청자는 지난해 2860명까지 늘었다.

이처럼 당장의 생계를 위해 빚을 지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가면서 미래를 준비할 여유조차 없는 상황이다.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노후준비 방법은 국민연금이 65.9%로 가장 많았고, 이어 예금·적금·저축성 보험이 45.3%로 뒤를 이었다. 이마저도 한 달 수입이 200만원 미만인 국민 중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4.5%에 그쳤다. 200만원 이상 소득자의 75.6%가 노후 준비를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저소득층일수록 불안한 미래를 맞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충북도민의 저축규모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충북 사회조사에서 도민들의 생활비 중 보험·저축 등 비소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36.4%에서 2014년 28.6%로 줄었다.

도민의 36.4%는 아예 저축도 하고 있지 않다.

저축을 하고 있다고 밝힌 도민 63.5% 중 월 평균 저축액은 49만원 이하가 24.9%로 가장 많았다. 월 평균 100만원 이상을 저축하며 노후를 준비하고 있는 도민은 18.4% 밖에 되지 않는다.

이처럼 청·장년층은 사회진출과 동시에 빚을 갚느라 허덕이고, 중·노년층은 몇 푼 되지 않는 국민연금·저축으로 힘겹게 생계를 이어가는 세태가 굳어지고 있다.

최윤정 충북청주경실련 사무처장은 "가계대출은 늘고 저축 등 노후준비는 갈수록 부족해진다는 것은 충북도민의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위험지표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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