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JTBC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 캡처

[충청일보=조신희 기자]JTBC ‘냉장고를 부탁해’(이하 ‘냉부해’)가 대표적 ‘쿡방’으로서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준비를 마쳤다. 지난 2014년 11월 처음 시청자들을 찾은 ‘냉부해’는 기존 ‘쿡방’과는 다른 포맷으로 시청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약 1년 9개월간 꾸준히 성장해왔다. 이제는 명실공히 JTBC 간판 예능으로 자리매김한 ‘냉부해’가 더욱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일 것을 예고햇다.

‘냉부해’의 간단한 룰로 이루어져있다. 그날의 게스트 2명이 각가 두 가지의 요리 주제를 제시하면 셰프들은 게스트들의 집에서 가져온 실제 냉장고 속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 한 주제 당 두 명의 셰프가 배정돼 15분 내에 요리를 만들어 내보이면 게스트가 두 셰프 중 한 명을 선택한다. 이처럼 단순한 과정이지만 ‘냉부해’가 오랜 시간 시청자들의 흥미를 끈 이유는 프로그램이 가진 엉뚱함과 다양성 때문이었다.

한식, 중식, 양식 등 여러 분야를 대표하는 셰프에서부터 칼럼니스트나 웹툰 작가 등 어찌 보면 요리와는 큰 관련이 없을 사람들까지 모두 모여 동일한 조건 아래 경쟁을 펼친다. 또한 대세 연예인들은 물론 좀처럼 예능에서 보기 힘든 스포츠 선수까지 ‘냉부해’를 찾아 냉장고를 공개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 이들의 냉장고는 때로는 너무 빈약해서 현실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들로 차있어서 감탄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냉장고를 구경하는 재미와 셰프들 간 대결하며 만들어지는 ‘케미’, 그리고 게스트들의 행복한 ‘먹방’은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러나 동일한 패턴이 반복되다보면 자칫 지루함을 낳을 수 있다. 이 같은 우려에 제작진은 몇 번씩 크고 작은 변화를 주며 시청자들이 식상함을 느끼지 못하도록 노력했다. 오는 29일 방송될 ‘냉부해’에 출연하는 게스트는 박근형과 김미숙이다. 그간 양희은, 이문세 등 중년층 게스트들이 출연해왔었지만 게스트 두 명 모두 중년이었던 적은 처음이다. 예능의 주 타깃인 청년층에게는 다소 낯설 수도 있는 일. 하지만 이 같은 섭외에서 트렌디 예능을 넘어 세대를 아우르며 완전한 가족 예능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냉부해’ 제작진의 야심이 엿보였다.

또한 새로운 셰프의 기용으로 변화를 주기도 했다. 짧은 소개만으로도 이미 강렬한 인상을 남긴 주인공은 ‘청와대 출신’이라는 엄청난 이력을 자랑하는 한상훈 셰프다. 한상훈 셰프는 기존 셰프들과 달리 당당히 조리복 양팔에 태극기와 청와대 문양을 부착해 요리사로서의 자존심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구축했다.

강한 서사를 지닌 셰프의 등장은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기 마련이다. 셰프들이 만들어내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셰프가 겪어온 이색적인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셰프들 간 케미와 게스트에 의존도가 높았던 ‘냉부해’로서는 한상훈 셰프의 등장이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 터. 그야말로 ‘냉부해’ 제작진이 내건 승부수라고 볼 수 있다.

아직 속단하기에 이르지만 ‘냉부해’는 이 같은 변화로 장기 레이스를 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방송에서 다음 방송 예고를 본 시청자들은 환영하는 반응이다. 제작진들의 꾸준한 노력과 시도가 ‘냉부해’를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쿡방’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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