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폭우피해 속출' 책임 공방
민주 "보, 물 흐름 방해 둑 터져"
통합 "태양광시설 산사태 키워"

[서울취재본부=충청일보 이강산 기자]  역대급 집중호우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수해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집중 호우 피해가 커지자 여야는 저마다 공세를 위한 정권 책임론을 꺼내들었다.

미래통합당은 문재인 정부의 태양광 발전 사업 난개발이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피해를 키웠다고 비판하며 그나마 피해가 더 커지지 않은 것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4대강 사업이 오히려 수해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측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보가 물 흐름을 방해해 둑이 터진 것"이라고 맞섰다.

섬진강이 있는 전북 남원 지역에는 지난 7~8일 이틀간 400㎜가 넘는 비가 내리면서 8일 낮 남원시 금곡교 인근 제방을 포함해 곡성군 고달천 합류부 인근 제방이 무너졌다.  

섬진강 일대가 4대강 사업에서 제외돼 그런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야권 일각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하루 뒤인 9일 경남 창녕군 일대에 이틀간 300㎜에 가까운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4대강 사업을 한 낙동강에서도 제방 붕괴가 발생했다. 이날 새벽 4시쯤 창녕함안보 인근 제방이 무너졌다.

그러자 여권 일각에서 보가 물길을 막아 제방이 터졌다는 취지의 비판이 나오면서 여야는 수해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고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0일 "4대강 사업 자체에 대해 과거 여러 말이 많았다"며 "섬진강이 4대강 사업에서 빠진 것에 대해 '굉장히 다행'이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번 홍수를 겪으면서 잘못된 판단 아니었나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9일 통합당 의원들은 4대강 사업을 다시 평가해야 한다는 취지로 입을 모았다.

통합당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4대강 사업이 홍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정 의원은 "4대강 사업을 끝낸 후 지류·지천으로 사업을 확대했더라면 지금의 물난리를 좀 더 잘 방어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며 "문재인 정부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4대강에 설치된 보를 때려 부수겠다고 기세가 등등하다. 참으로 기가 막히고 억장이 무너진다"고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갑)은 페이스북에서 "섬진강 제방 붕괴와 하천 범람이 이어지면서 4대강 사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습니다"라면서 "이번 기습폭우에 섬진강 유역의 피해가 가장 컸습니다, 4대강 사업에 섬진강이 포함됐고 지류와 지천 정비사업이 지속했다면 이번 재난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거라는 겁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다는 이유로 4대강 사업을 반대하고 집권해서는 적폐로 몰아 보 해체까지 강행했습니다, 지류와 지천 정비사업도 중단됐습니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통합당의 주장에 즉각 반박하며 4대강 사업을 비판했다.

이낙연 후보는 11일 오전 충북 음성의 수해복구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과거에 4대강 보를 설치한 것이 잘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를 지금 논쟁 중이지만 적어도 일의 순서가 잘못됐음이 틀림없다"고 비판했다. 4대강 사업 전체의 평가는 실증적 연구 결과가 나온 뒤로 미루더라도 소하천의 범람을 개선하는 정비가 먼저 이뤄졌어야 한다는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계단을 물청소하면서 아래부터 물청소하면서 올라가는 것처럼 소하천은 두고 밑(본류)에만 정비했다"며 "위에서부터 했어야 하는데 이걸 못했고 그러니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전국의 소하천이나 소천은 논바닥보다 높아서 비만 오면 하천에 물이 넘어간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한국형뉴딜 정책에 소하천을 제대로 정비하는 사업을 넣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엄두가 안 나서 못하고 있지만 한국판 뉴딜에도 들어가면 좋겠다"면서 "연구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통합당이 수해 책임을 태양광 사업으로 지목한 것에 대해 "태양광 사업 면적이 산사태 면적의 1%도 안 되는데 그것은 과장"이라며 "거의 평지나 다름 없는 곳에 태양광을 설치했는데 그것때문에 산사태가 생겼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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