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시설 매뉴얼에서
이슬람교만 빠져있어
청주시, 도에 보고 안해

▲ 연합뉴스

[충청일보 배명식 기자] 충북지역 코로나19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렸다. 종교시설에 대한 현황 파악에서 이슬람교를 제외한데다 어설픈 보고체계로 인해 대규모 행사가 열리는 것을 사전에 인지조차 못했다. 

5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2월 도내에서 신천지 관련 확진자가 발생하자 종교시설에 대한 점검 매뉴얼을 만들어 방역에 나섰다. 

도내 신천지 교회는 물론 조계종, 천주교, 기독교에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주말·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종교시설을 방문, 제대로 방역하는지를 파악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슬람교에 대한 현황 파악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3∼4일 청주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우즈베키스탄인 6명 중 5명이 이슬람 종교행사에 참석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역에 이슬람교인들이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도와 시는 비상이 걸렸다.

도와 시는 뒤늦게 참석자 명단을 확보, 뒤늦게 검체 채취 검사에 나섰다.

지닌달 31일 청주 흥덕구 신율봉공원에서 열린 이슬람 종교행사에는 확진자들을 포함해 모두 341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청주시는 경찰로부터 단체 행사가 열릴 것을 사전에 통보 받아 소독작업까지 해줬지만 참석자들의 방역수칙 준수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당시 행사를 참관했던 경찰이 참석자들에게 마스크 착용 등을 현장에서 권고했을 뿐이었다. 

행사 주최측은 손 소독제 비치, 발열체크 등 방역수칙을 지켰다는 주장이지만 시가 참석 인원과 행사 성격 등을 확인한 뒤 직접 현장 지도에 나섰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는 또 대규모 행사가 진행될 경우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도에 관련 사항을 보고하지 않았다. 

상급 기관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할 사안이 아니었다는 이유에서다. 

도 관계자는 "이슬람 종교행사가 열리는지조차 몰랐다"면서 "경찰이나 청주시로부터 보고 받은 내용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계종과 천주교, 기독교 등과 긴밀히 협조했지만 특수한 종교인 이슬람교에 대해서는 사전에 파악을 못 했다"고 덧붙였다. 

청주, 진천, 음성에 이슬람 문화센터가 있다는 것도 무슬림 확진자 발생 후에야 확인됐다.

확진자가 다녀간 행사를 주최했던 청주이슬람센터에 대해서도 지난 4일 급히 폐쇄조치를 내렸다. 

도는 뒤늦게 각 지역 이슬람 문화센터를 통해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이슬람 문화권에서 온 근로자 파악에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슬람 문화센터는 개인 사찰처럼 법인 등록이 이뤄지지 않고 외국인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불법체류 등 신분이 불확실한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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