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법혜 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충청산책] 김법혜 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필자는 우리 고장 충남 서해 원산도에 '원산안면대교'가 놓아지면서 명소를 찾았다. 해넘이와 해돋이를 함께 볼 수 있는 명소는 추억을 담을 수 있는 새로운 관광지로 빛을 냈다. 충남도에서 두 번째로 면적이 넓다는 보령시 원산도가 육지와 섬을 잇는 웅장한 다리가 생겼다.

지난해 12월 26일 태안군 안면도에서 보령시 원산도를 잇는 '원산안면대교'가 개통돼 충남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로 큰 섬이 찻길로 연결됐다. 안면도는 이미 1960년에 육지와 다리가 연결됐다. 이제 섬 아닌 섬으로 첫 번째 여름을 맞는 원산도는 조금 어수선하고 들떠 있는 모습이었다. 안면도에서 길이 1.75km의 원산안면 대교를 다리가 생기기 전까지는 여객선에 차량과 함께 갔으나 지금은 단숨에 찻길로 원산도를 만날 수 있었다.

원산도 반대쪽인 대천항까지는 바닷밑으로 가는 해저터널 공사가 내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참였다. 때문에 지금도 보령과 원산도는 여객선이 종전대로 하루 3차례씩 운항되고 있었다.

올 여름 처음으로 찻길 따라 여름휴가를 즐길 수 있는 원산도가 피서객들로 각광을 받을 것 같다. 육지와 뱃길로 연결된 원산도가 다리가 생긴지 반 년이 지났지만 섬 안의 각종 편의시설은 아직 부족하지만 때 묻지 않은 심 피서지로는 손꼽을 정도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곳이었다.

원산도는 섬 자체의 옛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찻길 개통으로 그동안 하나밖에 없었던 편의점도 다른 한 곳이 최근에 문을 여는 등 편의시설이 늘어나고 있었다. 또 섬안의 짧은 해안도로는 바다를 끼고 걷을 수 있어 아름답고 낭만적인 보기드문 산책로였다.

보라색 도라지 꽃도 곱게 핀 산책로를 걷다보면 천수만의 푸른 바다와 작은 섬들이 보이고, 산책로가 끝나는 지점에 다다르면 멀리 육지를 잇는 원산안면대교가 한눈에 들어와 바다위에 떠있는 환상적인 다른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원산도는 조개가 많이 잡히는 반 갯벌의 바다이여 섬 마을에 딸린 텃밭이나 마찬가지여 주민들이 짭잘한 소득원이었다. 여름철에는 다리 아래로 떨어지는 일몰이 아름다울 장관이 어촌 풍경과 어우러져 가슴을 설레게 했다.

그동안은 주민들이 섬 안에 갇혀있어 개인적인 사정까지 속속들이 털고 살았으나, 이제는 다리가 놓아지면서 밤낮으로 사람들의 왕래가 자유로워 대문을 만들고 살아야 할 판이 됐다.

조용했던 섬마을에 다리가 놓인다는 소식이 있은 뒤부터는 육지 사람들이 토지 매입에 꾸준히 몰려들어 이제 섬 70%가 외지인의 손에 넘어간 상태라고 한다. 섬 주민들은 즐거운 비명과 함께 청정의 섬에 불청객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원산도 남쪽에는 모래사장이 풍부한 원산도와 오봉산 해수욕장 2곳이 있는데 여름 한철 피서인파로 모래사장이 메워질 것 같다. 해수욕장은 길이 1.8km의 모래바닥이다. 섬의 규모에 비해 백사장은 바닷물이 빠지면 더욱 넓게 펼쳐진다.

모래 한 움큼을 잡으면 손가락 사이로 솔솔 빠져나갈 정도로 곱다. 또 해가 길어진 여름철에는 일몰을 보기 좋은 곳으로는 원산안면대교 만큼 좋은 곳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교량 중간에는 차량이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전망대도 있다.

이곳에서 주변의 작은 섬 사이로 붉은 해의 해돋이와 해넘이를 보는 순간, 황홀함은 어느 곳에서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명소 가운데 명소로 입 소문이 번질 같다. 언제고 다시 찾고 싶은 추억의 섬을 뒤에 두고 바다위 찻길 따라 돌아 왔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