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출입기자 간담회서
"밥그릇 뺏긴다는 오해 말라
역사 만드는 것 양해 해야"
부글부글 끓는 충북권
"현안도 제대로 파악 못한
부적절한 언사" 비판 거세

▲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이 충북도청 기자간담회에서 세종역 신설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충청일보 배명식 기자] 충북을 찾은 김부겸 전 의원이 지역 정서에 반하는 'KTX 세종역 설치' 옹호 발언을 해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선거에 나선 김 전 의원은 16일 충북도청 기자실에서 출입 기자들과 간담회를 했다.
김 전 의원은 KTX 세종역 신설과 관련해 "역사를 만드는 것까지는 양해해야 한다고 본다"며 "세종에서 근무해보니 교통 여건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종역 설치로 인해) KTX 오송역이 제역할을 못 할 것이라는 우려는 해결 방법이 있을 것"이라며 "내 지역 밥그릇을 뺏긴다는 오해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또 "세종역이 들어섬으로써 충북이 위축된다는 건 지나친 걱정이며, 광역적 시각을 가지고 봐야 한다"면서 "세종시도 결국 장기적인 생활권으로 보면 범 충청권의 삶의 질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세종역 설치는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국토교통부 입장에 대해서는 "전문 영역까지는 들어가지 않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세종역 신설은 세종시와 충북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있는 사안이다.
세종시는 신설 필요성을 주장하는 반면, 충북은 세종시 관문 역 역할을 하는 오송역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며 반대 움직임이 거세다.

국토부는 세종시 구상이 안전성 면에서 취약해 역 신설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자 밝혔다.
이런 상황에 나온 김 전 의원의 발언을 두고 "적절하지 못했다"는 게 지역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이두영 KTX 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위한 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 운영위원장은 "세종역 신설은 일단락된 문제인데, 김 전 의원이 신중치 못한 발언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세종시 건설의 목적과 계획, 세종역 신설이 왜 문제인지 등 현안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어떻게 집권 여당의 대표가 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래통합당 충북도당 역시 김 전 의원이 발언에 당 대표 출마자의 자질이 의심스럽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통합당 충북도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당 대표에 출마하려는 자가 "KTX 세종역 신설은 충북이 양해애야한다" 고 어처구니없는 발언으로 충북을 비롯한 충청도민을 분개하게 했다" 고 주장했다.

또 "지금이라도 즉시 민주당 충북도당과 오송역이 지역구인 도종환 국회의원을 비롯한 청주권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김 전 의원에게 충북도민을 우롱한 발언에 대해 사과를 받아내야 할 것이다" 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