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국 세광중 교사·문학평론가

[교육의 눈] 김재국 세광중 교사·문학평론가

코로나19는 불볕더위에도 지칠 줄 모르고 위세를 떨치며 창궐하고 있다. 애초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코로나19 균이 무더위에는 약하기 때문에 곧 소멸할 것이라 했으나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오히려 최근에는 K방역이란 말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확진자 수가 증가하여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할 상황이다. K방역이란 용어는 K팝의 명성에 묻어서 세계적 신뢰를 받고자 나온 말이다. 하지만 현재 인구 대비 확진자 수가 동남아에서도 세 번째로 많다고 하니 K방역 본래의 의도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감염병이 종식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치적질을 하는 것이 K방역인지 의문이다.

일부 교육계 인사는 K방역에 이어 K에듀로 뉴노멀을 만들겠다는 모호한 주장을 하여 지탄을 받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K에듀가 무엇인지 세세히 알 수 없으나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학부모의 교육 불신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강하다. 감염병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 관계자들이 한 일이란 장기적 계획 없이 개학 2주간 연기라는 말만 무수히 반복하고 원격수업이라는 대안을 내놓은 것이 고작 아닌가.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상황에서 어린 학생들을 등 떠밀어 학교로 보내야 하는지? 학교가 교육의 공간인지 보육의 공간인지? 학생들이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 하는 행동을 보면서 학교가 방역의 안전지대라 말할 수 있는지? 교사는 마스크를 낀 채 하루에 몇 시간씩 수업을 해야 하는지? 대면 수업, 온라인 수업 준비로 정신이 없는 교사들에게 등교 지도, 급식 지도, 하교 지도, 체온 측정을 시켜야 하는지?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교사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K에듀라는 선언적 구호보다는 교육적 내실을 기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지금은 교사들에게 내공을 쌓을 수 있는 시간적 배려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로운 것 만들려 하지 말고 지금 하고 있는 것이라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여유를 주는 것이 올바르다.

몇 명의 교사는 작년 말 코로나19가 시작될 때쯤 수업 기술과 관련된 저서를 계획하여 이번에 출간했다. 이 책에서는 거꾸로교실 수업, 하브루타 수업, 비주얼 씽킹 수업, 프로젝트 수업, 토론, 협상 수업, 융합수업, 원격수업, 즉 학생활동형 수업의 기술을 알려주고 있다. 학생활동형 수업 기술을 구성주의 학습이론으로 교수•학습방법 개선과 실천 방향을 찾은 것이다. 이러한 수업을 통하여 학생들은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비판적, 창의적 사고를 하게 된다. 아울러 자기주도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배려와 나눔 및 소통과 배움의 공동체를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우리 교육계에 새로운 기회를 주었다면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제 생색낼 궁리는 그만하고 교육공동체가 교육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진정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만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수업 기술과 철학을 정립하고 스스로 반성하고 성찰하여 궁극적으로 우리 교육 발전의 원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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