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1999년 '조화의 손'을 주제로 처음 선을 보였다. 이후 2001년 '자연의 숨결', 2003년 '쓰임', 2005년 '유혹', 2007년 '창조적 진화 - 깊고 느리게', 2009년 '만남을 찾아서', 2011년 '유용지물', 2013년 '익숙함 그리고 새로움', 2015년 'HANDS+ 확장과 공존', 2017년 'HANDS+ 품다'까지 10차례 열리며 충북 청주시민은 물론 전국 공예 애호가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해왔다.
이젠 청주시의 대표 문화행사가 된 '청주공예비엔날레'의 20여 년 역사다.
'비엔날레'(Biennale)는 '2년마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다. 2년마다 개최되는 국제적 미술전람회를 비엔날레라고 부른다.
그래서 청주공예비엔날레도 굳이 따지자면 2년마다 열리는 국제 공예전람회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3년마다 열리는 국제미술전은 '트리엔날레'(Triennale), 4년마다 열리는 국제미술전은 '콰드리엔날레'(Quadriennale)라 칭한다.
이름도 생소했던 공예비엔날레가 지금의 위상을 갖기 까지 청주시는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가장 문제가 됐던 부분은 행사의 연계성과 결과물의 부재였다.
다양한 주제로 공예 관련 담론을 형성하겠다는 의도는 나쁘지 않았으나 감독이 누구냐에 따라 바뀌는 콘셉트는 어떤 경우엔 기존의 개념과 충돌하기도 했다.
정해진 장소가 없어 청주예술의전당 등을 전전한 부분은 물론, 행사가 끝나면 작품을 반환하면서 지난 전시 당시 인상 깊었던 공예품이 무엇이었는지 기억하기 어려웠던 점 등도 문제점으로 대두되곤 했다.
모 기업의 빔 프로젝터 홍보관 같았던 전시 때는 관람객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주 전시장으로 자리를 잡은 옛 연초제조창도 시가 문화제조창으로 바꾸면서 날것 그대로의 느낌을 뿜어내던 옛 모습이 아쉽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런 저런 과정을 거쳐온 청주공예비엔날레의 22년 째 무대 밑그림이 최근 공개됐다.
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2021년 행사의 예술감독을 지난 1일 위촉하고 개요와 주제를 브리핑했다.
주제는 '공생의 도구'이며 사람과 도구, 집단이 올바른 관계를 형성하는 '공생사회'를 위해 책임 있는 도구 사용의 문제를 고민하겠다는 게 기획 의도다.
예술감독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공예본부장을 역임한 공예 및 현대도자 전문 기획자 임미선씨다.
평창동계올림픽 한국공예전 전시감독, 한·불 수교 130주년 코리아 나우-한국공예전 전시감독,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장 등을 지낸 전문가다.
브리핑에 참석한 임 감독에게서 느껴진 인상은 '준비된 인물'이었다.
이제까지의 다른 감독들이 그렇지 않았다는 건 아니지만 이번에는 그런 느낌이 유독 강했다.
질문에 대해 마치 녹음이라도 해 온 양 거침 없이 내놓는 답변이 특히 그랬다.
청주시는 역대 공예비엔날레의 기록과 옛 연초제조창의 변천 등을 볼 수 있는 아카이브 상설전을 한국공예관에 마련해놓고 있는 등 기존에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하려 하고 있다.
강산이 두 번 바뀔 20년을 지나며 사람으로 치면 성년을 맞은 공예비엔날레가 내년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