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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기사승인 2020.05.27  16:3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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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복회 전 오근장 동장

   

[충청시론] 김복회 전 오근장 동장

초인종 소리에 비디오폰을 보니 모르는 얼굴이 보인다. 누구세요? 묻는 필자에게 대뜸 “이 나무가 라일락이유? 이팝나무유?”한다. 묻는 어르신에게 “라일락 인데요”하니 큰소리로 웃으며 옆에 있는 일행에게 “맞네맞네” 하신다.

해마다 4월이면 우리 마당엔 하얀 라일락꽃이 활짝 핀다. 21년 전, 새집을 짓고 심은 기념식수다. 흔한 보라색이 아닌 흰색 라일락이다 보니 더 귀해 보인다. 꽃이 필 때면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마음껏 향기를 맡으며 행복해한다. 올해는 집에서 꽃향기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흩어지는 향기가 너무 아까워 가지 하나를 꺾어 식탁에 놓으니 향이 온 집안으로 퍼진다. 그 옆에서 책을 읽으니 책속에도 향이 배는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평소 느끼지 못한 것들이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라일락을 비롯하여 작은 텃밭에 있는 취나물, 신선초 등 제 계절 나물들이 보이는가 하면 주변에 있는 나무들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종일 집에만 있을 수 없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답답한 마음을 우암 산을 찾아 푼다. 마스크를 쓰고 거의 매일 오르는 산은 모든 어려움을 다 내려놓게 한다. 온갖 나무들은 여린 잎을 내밀어 온산을 푸르게 물들이고 곁에 있는 나무와 경쟁하지 않고 스스로 생존 한다.

이런 나무들로부터 우리들은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내년까지 갈 수 있다고도 하는데,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우리가 제멋대로 파괴한 자연 생태계로 인해 발생한 것은 아닌가 싶다.

자연은 우리에게 아무 대가 없이도 모든 걸 내주는데 우린 자연을 위해 무엇을 해줬나 반문해본다.

편리함만을 위해 생태계를 파괴하고 마구잡이로 그들을 대하지 않았나 싶다. 우암 산에서 내려다 본 시내는 온통 아파트 숲이다. 자고나면 새로운 아파트가 보일만큼 우후죽순 솟아나고 있다. 전에는 도시를 산과 들, 내가 품었었는데 요즘은 그 반대로 산과 내를 아파트 숲이 감싸고 있다.

지난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었다. 50주년이나 되었다는데 전에는 특별한 관심을 두지 않았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저탄소 생활 실천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소등행사를 실시했는데 처음으로 동참 했다.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조급한 마음에 선뜻 동참했다.

필자가 할 수 있는 것 중 분리수거 배출, 장바구니 사용, 비닐봉지 및, 일회 용기를 줄이고 대신 개인용품 사용하기 등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보기로 했다. 이번 어려움을 통해 일상의 소중함이 얼마나 컸는지 새삼 깨닫고 나니 이번의 고통이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닌 듯싶다. 전혀 예기치 못한 총체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의료시설과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 봉사자들의 아낌없는 후원에 힘입어 효율적인 코로나19를 극복한 위대한 나라라는 자긍심을 전 세계에 보여주었다.

묵묵히 산을 지키며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최선을 다하다 보면 소소한 일상의 행복은 올 것이다. 반드시!!!

충청일보 webmaster@ccdailynews.com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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