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인한 인력난에 냉해 복구도 지지부진
'과수화상병'까지 충주·제천 중심 급속히 번져

▲ 과수화상병에 걸린 충주지역 사과나무.

[충청일보 진재석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인력난을 겪는 충북 지역 농가가 최근 발생한 냉해 복구가 이뤄지기 전 과수화상병까지 발생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달 5∼6일과 22∼24일 새벽 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가는 등 충북 곳곳에서 냉해가 발생했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피해 농가는 4073곳, 면적은 3127.7㏊에 달하는 것으로 중간집계됐다.

대부분이 사과·배·복숭아 등으로 과수농가로, 전체 피해의 75%(2344.4㏊)에 이른다.

도는 농가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대체 작물을 심을 수 있는 비용인 '대파대'와 농약 살포 비용 '농약대'를 지급할 계획이지만 이것만으로는 피해를 감당하긴 어렵다.

냉해로 쓰린 마음을 추스르던 와중에 과수화상병까지 농가를 덥쳤다.

과수화상병은 충주·제천을 중심으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이날까지 도내에서 총 110건의 과수화상병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이 중 충주시 산척면 24곳, 소태면 6곳, 엄정면 1곳 등 31곳과 제천시 백운면 3곳 등 34곳의 사과 과수원이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22일 충주(4곳)와 제천(1곳)이 올해 충북에서 처음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후 사흘 만에 29곳이 늘어났다.

나머지 37건은 농촌진흥청이 정밀 검사를, 31건은 해당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간이 진단이 진행 중이다.

8건은 정밀 진단에서 '음성'이 나왔다.

아직 검사 중인 과수원을 고려하면 확진 과수원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충북에서는 과수원 145곳(88.9㏊)에서 화상병이 발생했고, 피해 보상금으로 270억2000만원 지급됐다.

치료제도 개발되지 않아 병든 나무를 뿌리째 매몰하는 것이 확산을 막는 유일한 대책이라 농가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심각한 인력난 역시 농가들의 어려움을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파종에 과수 열매솎기 등으로 바쁜 시기지만 일손을 구하지 못한 농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도내 8개 시·군 314개 농가가 3개월 취업 목적으로 입국하는 계절근로자 771명을 신청했지만 코로나19 탓에 단 1명의 근로자도 받지 못하고 있다.

옥천·영동·진천·괴산군은 다음 달 이후 계절근로자 도입을 재추진하기로 했고, 제천시와 보은·음성·단양군은 코로나19 안정 때까지 유보하기로 했다.

지역 내 공공기관과 봉사자들이 농가를 돕기 위해 나섰고, 충북도와 시·군은 이달 중순까지 1939개 농가에 2만5225명의 봉사자를 지원했다.

그러나 이들이 한 농가에 며칠씩 머물며 농작업을 도울 수 없어 농촌 인력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인력 지원을 신청한 대부분의 농가에 봉사자들을 보내고 있지만 일손이 달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며 "코로나19가 종식돼 계절 근로자들이 신속히 들어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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