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첫날 비교적 순조
충북 중·고3생 2만7천명 수업

▲ 충북 청주 봉명고 송혜영 교사가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ZOOM)을 이용해 학생들과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박장미기자

[충청일보 박장미기자] "출석체크는 채팅창에 입력해주면 선생님이 확인할 거야. 질문은 카페에 남겨주면 돼. 오랜만에 얼굴 보니 좋다."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처음 온라인개학을 하게 되면서 9일 전국 중3과 고3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교사들과 만났다.

당초 개학일이었던 3월 2일에서 39일이나 지나서야 이뤄진 첫 수업이다.

EBS 온라인 클래스에 접속이 몰리면서 오전 한때 오류가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시작 전 우려했던 것보다는 원활하게 진행됐다.

이날 오전 찾은 충북 청주 봉명고등학교 3학년 4반 교실. 송혜영 교사가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ZOOM)을 활용해 학생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확률과 통계' 과목의 수업 진행 방식을 설명하고 있었다.

웹캠 앞에서 열심히 손을 흔들어 인사하는 송 교사와 학생들의 모습에서 반가움과 설렘도 느껴졌다.

TV를 통해 본 수업 화면에는 송 교사의 얼굴과 학생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송 교사는 학생들을 위해 미리 디딤영상을 제작했다.

학생들이 수업 전 시청하고 수업시간에는 정해진 분량의 문제풀이를 할 계획이다.

추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나 질문은 온라인 카페를 통해 받는다.

영상에 첨부된 '학습노트'를 작성한 후 캡처해서 과제방에 제출하도록 했다.

이 학교의 경우 학년별 온라인 카페에 과목별 학급방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질문도 받는데 실명으로 질문하기를 부담스러워하는 학생들도 있어 익명으로 글을 쓸 수 있는 네이버 밴드를 반별로 따로 개설하는 경우도 있다.

수업은 학생들의 집중력을 생각해 대부분 35분 정도 진행된다.

출석 확인에는 어려움이 없었지만 교실을 바꿔가며 수업을 하다 보니 연속 수업시 노트북을 설치하는 등 수업 준비에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송 교사는 "시작 전에는 온라인 수업을 잘 할 수 있을지 불안했었는데 오랜만에 학생들을 보니 반가웠다"며 "과목에 따라 필요한 수업 방식이 달라 교과별 연수가 진행된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쌍방향 수업 방식을 택한 봉명고는 이날 큰 문제 없이 온라인개학 첫날을 보냈다.

김명철 봉명고 교장은 "스마트기기 사용에 익숙한 젊은 교사들이 선배 교사들의 멘토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선생님들이 준비를 열심히 해준 덕분에 큰 무리 없이 진행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고3·중3 학생 2만7000명이 온라인개학을 했다.

각 학교들은 봉명고와 같이 쌍방향 실시간 수업을 택하거나 콘텐츠를 시청하고 교사가 학습 내용을 확인하는 단방향 콘텐츠 활용수업, 교과별 성취기준에 따라 과제를 제시하는 과제형 수업, 혼합형 수업 중 하나를 택해 원격수업을 진행했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청주의 한 고교에 재학 중인 이찬협군(19)은 "접속이 끊기지도 않고 잘 진행됐다"며 "처음 있는 온라인 수업이라 신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학부모 A씨(50)는 "선생님들이 열심히 준비하신 것을 알고 있지만 입시를 앞두고 있다보니 불안하긴 하다"며 "아이들이 제대로 집중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도교육청은 내실 있는 원격수업 운영과 학교·교사별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2020 원격수업지원단'을 구성했다.

원격수업지원단은 △원격수업 기반조성 △원격수업 콘텐츠 개발 및 교사 지원 △현장 컨설팅 지원 등 총 3개 분야로 운영된다.

학교의 원격수업 인프라 구축 현황 확인 및 지원, 학생의 스마트기기, 통신비 지원 등 정책으로 학교와 학생의 원격수업의 물리적 기반 구축을 돕는다.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개발·보급하기 위해 수업지원단을 구성해 주간학습 안내 예시안, 수업 예시안, 수업 활용 콘텐츠 등을 발굴·제공할 예정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사상 초유의 온라인 등교로 한 번에 완벽할 수는 없지만 모든 학생의 학습권이 온전히 보장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16일에는 고등학교 1~2학년과 중학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이, 20일에는 초등 1~3학년이 개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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