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 이해찬 '방사광가속기'·도종환 '北 미사일'
'깜깜이 기간' 부동층 표심 좌지우지할 가능성

[충청일보 특별취재팀] 4·15 총선을 코앞에 두고 쏟아지는 여·야의 막말과 말실수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남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은 부동층의 표심을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9일 미래통합당에 따르면 "3040 무지", "나이 들면 다 장애인" 등의 발언을 한 서울 관악갑 김대호 후보를 제명하고 후보직을 박탈했다.

세월호 유족에 대해 막말을 한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도 윤리위 제명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이들이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는 사이 충청지역에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당대표의 말실수가 유권자들을 자극하고 있다.

충북 청주 흥덕 민주당 도종환 후보는 지난 6일 언론사 주최 토론회에서 통합당 정우택 후보가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미사일을 38번이나 쐈다", "평화의 물꼬가 아니라 미사일 물꼬를 텄다"고 지적하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원인은 한미 군사합동훈련과 F-35A 전투기 도입", "실제로는 우리가 더 많이 쏘고 있다" 등 북한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통합당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고작 자신의 성과를 홍보하려 대한민국을 북한 미사일 발사의 원인 제공자로 만들고 북한이 우리보다 미사일을 덜 쏴서 문제가 없다는 식의 발언이라니, 대체 어느 나라 국회의원 후보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급기야 지난 8일엔 충북자유민주시민연합과 기독자유통일연대가 도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열어 "도 후보는 국민들에게 북한을 두둔하는 망언을 사과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충청지역 4개 시·도가 합심해 추진 중인 방사광가속기를 전남에 유치시키겠다고 발언해 충청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차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유치와 이(E)모빌리티 신산업 생태계를 광주·전남에 구축해 호남을 미래첨단산업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논란을 빚자 민주당은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충북도와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겠다'는 발언이 생략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 충북도당도 9일 성명을 통해 "주무 부처인 과기부도 어제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선거철 해프닝으로 보고 실제 선정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며 거듭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집권여당 대표가 특정 지역에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약속한 것은 정치적으로는 물론 정부의 행정 신뢰도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종갑 선거구에선 민주당 홍성국 후보의 과거 말실수를 두고 야권 후보들이 집중 공격을 하고 있다.

홍 후보는 지난해 2월 '4차 사회와 수축사회'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소유와 욕망의 조절을 설명하다 "소유가 늘면 행복해지죠… 아내도 한 명보다는 두 명이 낫죠", "문빠(문 대통령 지지자)들이나 태극기 부대나 다들 이상한 사람들이에요"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정부대전청사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열린 북 콘서트에서는 저출산 고령화에 대해 언급하며 "제가 어젯밤 늦게 대전에 내려와 여기 둔산 화류계가 어떤지 좀 봤는데 아무것도 없더라", "언제까지 밤에 허벅지만 찌를 것이냐"는 말을 했다.

당시 북 콘서트에 참석한 공무원 중 절반 이상은 여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중기부는 당시 행사 뒤 "정제되지 않은 표현에 대해 작가가 사과의 뜻을 전해왔으며 직원 전산망에 사과 글을 올렸다"고 공지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충청지역은 작은 변수 하나에 언제든 마음을 바꿀 수 있는 부동층이 30% 정도 된다"며 "총선 관련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기간'에 들어서면서 '막말'이 민심을 흔드는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