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수필가·시인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시인

온갖 봄꽃이 절정이다. 벚꽃을 비롯한 뭇 봄꽃들이 예쁘다 못하여 휘황찬란하다. 산과 들이 온통 꽃물결이고 꽃대궐이지만 올봄처럼 특이한 적도 없다. 지난 1월 20일부터 불어 닥친 코로나19의 광풍(狂風)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코로나19는 지구의 풍경도 바꿔놓았다. 인간의 움직임이 제약을 받자 지구가 깨끗해졌다. 중국의 탄소 배출이 25% 이상 줄어들면서 대기질이 좋아지고, 2020 도쿄올림픽도 1년 연기될 정도이니, 우리의 소소한 일상의 기쁨을 앗아가고 변화시킨 것은 얼마나 많은가.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연장한다고 지난 4일 발표했다. 청주시청과 충북도청에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하니 외출, 모임, 행사 참석을 자제하고 손 씻기와 기침 예절 등 위생수칙도 준수하자는 문자를 보내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필자가 하는 청주시 1인 1책 펴내기 강의도 당분간 못하고 웬만한 외출은 안 하고 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19일까지 총 4주간 이어지게 되는 셈이다. 그때는 위험요소가 완전히 해결되고 안심하고 일상생활로 돌아간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봄꽃이 만발했지만 여행도 자제해야 한다. 광양 매화 축제, 진해 군항제, 여의도 벚꽃 축제 같은 유명 축제들이 모조리 취소됐는데도 사람들이 밀려들자 지자체들은 산책로와 주차장을 아예 폐쇄했다. ‘어서 오십시오’ 팻말 대신 열화상 카메라와 방역차를 세워 놓고, ‘제발 오지 마세요.’하고 있다. 며칠 전, 강원도 삼척에서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트랙터로 유채꽃밭을 갈아엎고 있는 모습을 신문에서 보고 너무 안타까웠다. 유채꽃 축제를 위하여 얼마나 정성껏 가꾸었는데….

회사에서는 재택근무도 권장하고, 학교는 3월 개학은커녕 4월 개학도 못하고 있다. 학교가 문을 닫자 농부가 애써 기른 농작물도 갈아엎는다. 하소연할 데조차 없어 억장이 무너진다. 처음으로 이루어질 가슴 아픈 ‘온라인 개학’은 오는 9일 중·고교 3학년이 먼저 시험대에 오르고, 중·고교 1~2학년과 초등학교 4~6학년은 오는 16일, 초등학교 1~3학년은 20일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된다. 모든 일은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각종 화상회의도 이어지고 있는데 이보다 대면하며 하는 회의가 효과적이라 한다. 수업도 마찬가지이니 하루속히 온라인 개학이 아닌 정상적인 개학이 되길 고대한다.

자가격리를 할 사람이 단속을 피해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몇 시간씩 외출을 하고, 꽃놀이하는가 하면 마트로 식당으로 활보한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데 이런 이기적인 행동은 결코 용납할 수 없어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전자 손목밴드를 착용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필자가 학군단 훈련을 받으며 팔 벌려 뛰기를 할 때 마지막 구호를 외치지 말라는데, 어디선가 누가 마지막 구호를 외치는 바람에 다 끝나다가 다시 하고, 또 틀려서 반복했던 것처럼. 코로나19 때문에 힘들더라도 하루속히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그 마지막 구호 외치는 일탈자(逸脫者)가 되지 말아야 한다. 요즘 허투루 꽃놀이 가는 것도 음주운전 하는 거랑 다를 게 없으니 우리 마을의 꽃구경으로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