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주 선문대 교수

 

[세상을 보며]  안용주 선문대 교수 

금번 코로나바이러스(정식명, COVID-19)는 인간이 가진 욕망의 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던 상관없이 몇몇의 소수불만을 한국 언론은 대서특필하고, 마스크 한 장을 구입하기 위해 장사진 친 모습을 통해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끌어 올리는데 총력을 다 했다. 왜 언론은 팩트에 기반한 마땅히 지켜야 하는 객관적이며 정당한 비판을 하기 보다감정 어린 불만의 목소리를 전달하는데 급급했을까? 곧 있을 총선이 원인으로 보인다.

언론의 기능을 전문가는 개(犬)에 비유한다. Watchdog(감시견), Lapdog(애견), Guard dog(경비견), Sleeping dog(잠든개)이다. 가장 언론다움을 지키는 것은 Watchdog이다. 건강한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을 감시하여 자유주의 체제의 가치이념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이다. 이와 정 반대선상에 서 있는 것은 Lapdog이다. 주인의 무릎 위에서 던져주는 떡밥을 챙기면서 안주하는 언론을 말한다. 워치독이 제3자의 입장에서 가장 객관적인 시각으로 권력을 비판한다면, Guard dog은 자기의 손익을 계산해서 기사를 쓰는 언론을 말한다. 비판을 하기는 하지만 기득권 편에 서서 호가호위(狐假虎威)하며 자신의 사익(私益)을 추구하는 언론이다.

한국의 언론재벌 대부분이 여기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언론이 세상을 판단하는 객관적인 잣대가 될 수 있도록 공익(公益)을 우선해야 함에도, 언론을 소유한 주인의 안색을 살피며 공격하는 대상이 작위적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뉴스가 이제 소비시대로 들어 선 것이다.

한편으로 언론을 비난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과연 비난하는 집단은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인터넷혁명이 시작된 이후로 뉴스는 정사(正邪)를 구분하기 위한 객관적인 근거 제시라는 권리를 포기했다. 단순히 호기심을 자극하고, 말초신경을 자극하여 클릭 수를 유도하고, 팩트 기반의 판단근거보다는 언론사의 부분적 사익에 의해 기사내용이 제시되어도, 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일부가 있기 때문에 언론의 나가야 할 바른 방향(正論)이 작동을 멈춘 상태라 할 수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용어 조차 제각각이다. 한 언론사는 국가적 편견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우한바이러스'라는 용어를 자제하도록 권고 받았음에도 꿋꿋하게 지역명을 그대로 쓰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편견을 유도하는 기사를 제대로 걸러낼 수 있는 안목은 독자 개개인에게 달려 있다보니 헤드라인 밑으로는 시선을 주지 않는 인스턴트 뉴스 소비시대가 페이크뉴스를 양산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언론이 이렇게 각자의 사익을 전제로 Guard dog으로 전락하는 것은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매우 부정적인 역할을 한다. 비판이 정당한 객관성을 담보한다면, 비난은 사익이 숨어 있는 매우 주관적인 시각을 제공하는 것이다.

평상시면 총선이 모든 이슈를 삼킬 시점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각당 후보자들의 활동도 매우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대전·세종·충청 지역에서도 28명의 지역대표를 선발한다. 청와대에서의 국정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오히려 청와대의 불합리를 피력하기도 한다. 하지만 올바른 지역일꾼을 뽑는 안목은 각자에게 주어진 책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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